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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블랙박스 장착 할인은 자동차보험에 특약 형태로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다. 블랙박스 장착만으로도 보험료를 3~4%가량 할인받을 수 있어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에게 필수 할인팁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부 가입자의 경우 블랙박스 설치를 하지 않은 체 설계사에게 할인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가입자 유지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이러한 요구를 받아주는 실정이다.
◆"블박 할인? 못 받으면 바보"
과거와 달리 블랙박스는 대부분의 운전자가 장착하는 추세다. 이에 블랙박스 할인 특약 가입자도 1000만명에 육박했다. 자동차보험이 의무보험임을 감안하면 운전자 3명 중 1~2명은 이 할인 특약에 가입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일부 가입자들이 블랙박스를 미설치하고도 설계사를 통해 할인을 받는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가 만연하다는 점이다.
현재 손해보험사들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블랙박스 할인 특약 가입 시 '블랙박스 장착 사진'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손보사는 자체 보험앱으로 촬영한 사진만 제출용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블랙박스를 미장착한 가입자가 다른사람의 사진을 제출할 수도 있어서다.
문제는 이러한 부분 마저도 설계사들이 해결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한 보험설계사는 "국내 대형자동차 커뮤니티에는 블랙박스가 장착된 사진들이 떠돈다"며 "보험앱으로 사진을 찍을 때 실제 장착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가짜 사진'을 찍고 이를 제출하는 식으로 할인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동차보험 관련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가입자들은 '블박 할인과 마일리지 할인(주행거리별 할인)은 못 받으면 바보'라고 여길 만큼 당연한 할인혜택으로 여기고 있었다. 심지어 마일리지 할인의 경우 4만~5만㎞를 타고도 설계사를 통해 1만㎞ 이하 할인적용을 받는 등 모럴해저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험설계사는 "우리 입장에서 고객 한명이 더 많은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고객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줄 이유는 없지만 웬만하면 할인을 적용해주는 쪽으로 편법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DB
◆할인특약 축소하는 보험사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치솟는 실정이다. 상반기 손보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5%를 넘어섰다.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은 70~80%다.
이런 상황에서 할인 특약 가입자들의 모럴해저드가 심화되면서 보험사도 난감하다. 이에 일부 손보사들은 블랙박스 할인율을 축소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런식의 모럴해저드 가입자가 늘어나면 보험사는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고 선량한 보험가입자는 피해를 입는다"며 "설계사들이 무리한 영업욕심을 버리고 이러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