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 그랜저./사진=현대자동차
더뉴 그랜저./사진=현대자동차

앞으로 몇년간 ‘디자인’과 ‘첨단 운전보조시스템’은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 3월 현대자동차가 쏘나타(DN8)에 파격적인 디자인과 성능을 탑재하면서 자동차시장에 불을 지핀데 이어 그랜저 부분변경(더뉴 그랜저)도 싹 바뀌어 등장했다. 기아차 신형 K5(3세대)도 1~2세대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랜저와 K5는 각각 30~40대, 20~30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랜저와 K5의 디자인, 성능을 보면 젊은층을 흡수하려는 국내 자동차업계 트렌드를 짐작할 수 있다. 한국지엠(GM)과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2020년 내놓는 모델에 디자인과 성능 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해외출시 모델이라도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군데군데 고치고 있다.

◆그랜저 부분변경 인기 이유는?


더뉴 그랜저는 지난달 4일부터 영업일 기준 11일간 3만2179대가 사전계약 되며 돌풍을 예고했다. 앞선 현대차 사전계약 최다 기록은 기존 그랜저 모델의 2만7491대(영업일 기준 14일)였다. 더 뉴 그랜저는 계약 첫날에만 1만7294대를 기록하며 사전계약 첫날 기준 한국 자동차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장재훈 현대차 국내사업본부 부사장은 지난달 19일 경기 고양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더 뉴 그랜저 출시행사에서 “그랜저는 지난 6세대 모델 출시 이후 매년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유일한 모델이자 현재까지 누적 35만대가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이라며 “이번 신형 그랜저는 침체된 세단시장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의 연간 판매목표를 11만대로 설정했다.

더뉴 그랜저는 2016년 11월 출시된 6세대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첨단 신사양을 적용해 신차급 변화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더뉴 그랜저는 부분변경임에도 차량 크기를 키우고 내외관 디자인부터 엔진까지 대대적인 변화를 가했다. 우선 전장(4990㎜)이 기존보다 60㎜ 늘어나 차량의 웅장함이 강화됐다. 휠베이스와 전폭도 기존 대비 각각 40㎜, 10㎜ 늘려 널찍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외관은 전면부에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 주간주행등(DRL)이 일체형으로 구성돼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주간주행등의 ‘히든 라이팅 램프’는 시동이 꺼진 상태에선 그릴의 일부지만 점등하면 차량 전면부 양쪽에 별이 떠 있는 듯한 모습을 구현한다. 후면부는 기존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더욱 얇고 길어진 리어램프로 안정감을 더했다.

실내는 고급스러운 소재와 각종 편의 장치가 어우러진 ‘리빙 스페이스’로 탈바꿈했다. 넓고 길게 뻗은 수평적 디자인을 통해 고급 라운지에 앉아있는 듯한 인상을 구현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경계가 없는 ‘심리스’ 형태로 구성됐다. 현대차가 새롭게 개발한 그래픽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아쿠아’도 최초 적용됐다.

더 뉴 그랜저는 ▲2.5 가솔린 ▲3.3 가솔린 ▲2.4 하이브리드 ▲3.0 LPi 등 총 네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2.5 가솔린 모델은 차세대 스마트스트림 G2.5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5.3 ㎏f·m의 성능을 확보했다. 복합연비는 기존 대비 6.3% 개선된 11.9 ㎞/ℓ다. 3.3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 ㎏f·m의 힘을 발휘한다. 랙 구동형 파워스티어링(R-MDPS)을 적용함으로써 고속 주행 시 조향 응답성을 강화한 점도 특징이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의 트림을 수평적인 구조로 운영한다.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입시 엔진 사양에 따른 차이 없이 ▲주요 고객 선호 사양이 탑재된 ‘프리미엄’ ▲고급 편의사양을 갖춘 ‘익스클루시브’ ▲최상위 트림으로 디자인 고급감을 높인 ‘캘리그래피’ 등 3가지 트림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최상위 캘리그래피 트림은 19인치 스퍼터링 알로이 휠과 반광 크롬 범퍼 그릴 및 몰딩, 퀼팅 나파가죽 시트 등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가 더해졌다.

현대차는 캘리그래피 트림을 현대차의 상위 차종을 중심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장 부사장은 “더뉴 그랜저의 전체 사전계약 고객 중 24%, 특히 3.3 가솔린 엔진을 선택한 고객의 45%가 캘리그라피 트림을 선택했다”면서 “현대차 라인업의 상위 차종을 중심으로 캘리그라피 트림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세대 K5./사진=기아차
3세대 K5./사진=기아차

◆남심 여심 녹이는 K5 디자인

K5는 ‘역동성의 진화’를 디자인 콘셉트로 과감한 디자인 요소를 적극 적용한 게 특징이다. 기아차 디자인 상징이었던 ‘타이거 노즈’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와의 경계를 과감히 허물고 모든 조형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태로 진화했다. 기아차의 디자인 정체성을 그릴에서 전면부 전체로 확장시켰다. 기존보다 가로 너비가 크게 확장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훨씬 더 당당하고 존재감 있는 이미지를 갖췄다. 앞으로 출시되는 기아차의 신차에도 적용된다.

그릴 패턴은 상어껍질처럼 거칠고 날카로운 외관을 갖췄지만 부드러운 촉감을 갖춘 직물인 ‘샤크스킨’을 모티브로 삼아 역동적이면서도 고급스럽게 디자인됐다. 주간주행등은 ‘바이탈 사인’을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그래픽으로 디자인돼 차량의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느낌으로 K5에 생명력을 부여했다.

프런트 범퍼는 쾌속선이 파도를 일으키며 물 위를 빠르게 달려 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유려하면서도 다이내믹한 모습을 갖췄다. 에어 인테이크 그릴과 에어 커튼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조형과 조화를 이루며 차량의 고급스럽고 날렵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측면부 디자인은 확대된 제원, 패스트백 스타일, 기존 디자인의 파격적인 진화 등으로 역동성을 강화했다.

K5는 2850㎜의 동급 최대 수준 휠베이스와 기존 대비 50㎜ 늘어난 전장(4905㎜), 25㎜ 커진 전폭(1860㎜) 등 확대된 제원을 통해 공간성이 크게 향상됐으며 20㎜ 낮아진 전고(1445㎜)로 다이내믹한 스포티 세단의 모습을 갖췄다.

K5의 짧은 트렁크 라인 및 긴 후드 라인은 차량의 스포티한 느낌을 더욱 강조해준다. 볼륨감이 강조된 차체는 실루엣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이 차량 전체로 확산되는 느낌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1호(2019년 12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