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 우려가 커지자 부자들이 부동산 자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 우려가 커지자 부자들이 부동산 자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부자들이 가진 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이 6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세금부담이 늘어난 상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위기 우려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3일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PB 고객 3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 한국의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부자들은 지난해 기준 부동산 자산 비중이 50.9%에 달했다. 이들의 총자산은 평균 160억원, 연소득은 평균 4억7700만원이다. 조사는 지난해 12월부터 한달 동안 진행됐다.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2013년 44%였지만 해마다 계속 늘어 2018년 53%까지 증가했다.


부동산 종류를 보면 거주용 주택 30%, 상업용부동산 48%를 보유했고 자산이 많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상업용부동산을 많이 보유했다. 자산 100억원 이상 부자들은 상업용부동산이 전체 부동산 자산의 55%를 차지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집값 떨어지는데 세금 늘어나

이번 조사 대상 부자들이 올해 부담할 종합부동산세는 전년대비 평균 48%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16부동산 대책에서 정부는 다주택자 종부세율을 높였지만 아직 국회 통과를 못한 상태다. 다만 종부세와 재산세의 부과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급등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 서울 강남 등 고가 부동산을 중심으로 아파트가격이 하락 움직임을 보이며 부동산 자산 처분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고 현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응답자는 여전히 51.3%로 가장 많았다. '추이를 봐서 결정하겠다'는 사람도 29.7%였다. '매각했다'나 '매각하겠다'는 응답자는 9.1%다.


부자들은 평균 41세에 종잣돈을 마련해 재산을 불리고 65.2세에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여를 받은 자녀의 평균 나이는 34.9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