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K5./사진=기아자동차
1세대 K5./사진=기아자동차

직장생활 3년차로 28살이던 2008년 한여름 밤. ‘돈 많이 벌어 예쁜 차 사고 싶다’고 혼잣말을 하며 길을 걸어가던 기자의 눈앞에 고급스럽고 강력한 뒤태와 램프를 가진 자동차 한 대가 멈춰 섰다. 자연스레 눈길을 트렁크까지 돌리니 그 차에 박혀 있는 엠블럼은 ‘KIA’. 국산차 디자인이란 게 믿기지 않았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순간 유유히 사라지는 그 차. 바로 ‘K5’였다. 2008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K5는 수많은 20~30대 마음을 사로잡은 차다. 지난해 말 출시된 3세대 K5는 10년 전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쏘나타까지 위협했다

K5는 기아자동차에서 판매 중인 전륜구동 중형세단이다. 2010년 3월 뉴욕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후 같은해 4월에 있었던 부산 국제 모터쇼에 출품되면서 국내 론칭까지 이어졌다.


국내 자동차 디자인은 K5 출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K5 디자인은 호평을 받았으며 그해 중형세단의 절대강자이던 쏘나타를 제치고 판매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기아자동차는 2006년에 폭스바겐그룹에서 활동하던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다. 슈라이어 영입 후 2009년 진보적인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은 K7에 이어 디자인의 완성이라고 불린 K5를 내놓았다. 슈라이어는 K5 이후 K9, 제네시스 2세대(G80), 스팅어까지 선보였다.

K5는 이전엔 볼 수 없던 세련된 직선의 미학과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것 같은 팽팽한 긴장감의 쉐잎,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호랑이 그릴까지 기존 국산차들의 디자인과 완벽하게 차별화됐다.


1세대 K5 디자인의 특징 중 하나로 ‘불판 휠’로 불렸던 독특한 휠을 꼽는다. 다른 차종의 오너가 K5 휠만 따로 구해서 장착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2013년 K5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됐다. 기존의 K5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프로 시드 GT에 적용됐던 기아자동차 최초의 아이스 큐브 타입 4구 LED 안개등으로 바뀐 점과 테일 램프와 휠 디자인을 수정했다.

안정 택한 2세대 K5

2015년 탄생한 2세대 K5는 1세대만큼 파격적이지 않았다. 안정을 택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중형차 최초로 적용한 핫스탬핑 처리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와 자연스럽게 연결된 전면부 디자인, 후면 테일램프는 기존의 ‘ㄷ’자 형상에서 ‘ㄱ’자 형상으로 바꾸면서 중후함과 안정감을 추구했다.

외관보다는 인테리어 변화가 컸다. 휠 하단을 직선으로 만든 D자형 스티어링휠을 통해 고성능 스포츠세단의 느낌을 줬고 감각적인 디자인에 최적화된 그립감을 제공했다. 브라운 퀼팅 시트와 앰비언트 라이트를 적용하고 주변부를 블랙 하이그로시로 처리해 이전 모델보다는 고급스러워졌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2세대 K5./사진=기아자동차
2세대 K5./사진=기아자동차

3세대 K5의 등장


2019년 12월 1세대보다 과감해진 3세대 K5가 등장했다. K5 출시행사에서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은 “K5는 2010년 1세대 출시 때부터 디자인과 혁신성을 높이 인정받아 고객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3세대 K5는 보다 압도적인 디자인과 더 혁신적인 상품성으로 고객의 사랑에 보답하고 기아자동차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외관은 ▲혁신적인 신규 디자인 요소 대거 적용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전면부 ▲패스트백(fastback·자동차 뒷쪽의 지붕에서 끝까지 경사가 완만하게 돼 있는 차체 외형 종류) 스타일로의 파격적인 진화로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측면부 ▲독창적인 디자인 요소를 강조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안정감 있는 후면부 등을 통해 더욱 과감하고 다이내믹한 모습으로 진화했다.

측면부는 확대된 제원, 패스트백 스타일, 기존 디자인의 파격적인 진화 등으로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K5는 2850㎜의 동급 최대 수준 휠베이스와 기존 대비 50㎜ 늘어난 전장(4905㎜), 25㎜ 커진 전폭(1860㎜) 등 확대된 제원을 통해 공간성이 향상됐다. 20㎜ 낮아진 전고(1445㎜)로 다이내믹한 스포티 세단의 모습을 갖췄다.

K5의 짧은 트렁크 라인과 긴 후드 라인은 차량의 스포티한 느낌을 더욱 강화하고 풍부한 볼륨감이 강조된 차체는 실루엣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이 차량 전체로 확산되는 느낌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후면부 디자인은 전면부와의 연결성을 강조했으며 독창적인 디자인 요소를 통해 고급스럽고 안정감 있는 모습을 갖췄다. 리어콤비램프는 좌우가 리어 윙 형상으로 연결돼 넓고 안정적인 느낌과 함께 스포티한 이미지를 선사하며 램프가 켜질 경우 K5만의 독창적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욱 강조했다.

3세대 K5가 성공했다는 건 수치로도 알 수 있다. 2020년 3월 K5 판매량은 8193대로 출시 후 4개월 연속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3세대 K5, 4세대 쏘렌토 등 최근 기아차가 출시한 차량들이 고객들에게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3세대 K5./사진=기아자동차
3세대 K5./사진=기아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