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이 24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파리 생제르망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트로피를 들며 축하해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이 24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파리 생제르망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트로피를 들며 축하해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바이에른 뮌헨이 또다시 유럽 최정상에 오르며 이름값을 했다. 유럽축구사의 일부를 다시 쓰면서 '세계 최고 축구단'의 명성이 헛되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시즌 중반 지휘봉을 잡아 구단을 빠른 시간 내에 정상으로 이끈 한스-디터 플릭 감독의 공이 컸다.
뮌헨은 24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에스타디오 두 스포르트 리스보나 에 벤피카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파리 생제르망(PSG, 프랑스)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14분 터진 공격수 킹슬리 코망의 헤더 선취골이 결승골이 됐다. 

세계 최고 구단… 스스로 증명해낸 이름값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킹슬리 코망(왼쪽 아래)이 24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파리 생제르망과의 경기에서 후반 14분 선취골을 넣은 뒤 셀레브레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킹슬리 코망(왼쪽 아래)이 24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파리 생제르망과의 경기에서 후반 14분 선취골을 넣은 뒤 셀레브레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날 경기 승리로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전승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8강과 4강이 단판승부로 펼쳐진 상황이었음을 감안해도 놀라운 성적이다. 조별예선부터 결승까지 무려 11경기 동안 단 한번도 비기거나 패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뮌헨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세운 기록은 많다. 우선 통산 6번째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최다우승 기록에서 리버풀(잉글랜드)과 동률을 이뤘다. 전체 공동 3위에 해당한다. 뮌헨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많이 경험한 구단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13회)와 AC밀란(이탈리아, 7회)뿐이다.

뮌헨은 통산 두번째 트레블의 영광도 누리게 됐다. 트레블이란 한시즌에 자국 리그와 FA컵,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석권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말 그대로 자국과 유럽을 통틀어 최강의 구단으로 인정받게 되는 영광이다. 유럽축구사에서 트레블은 총 9번 나왔고 이를 이룩한 구단은 단 7곳 뿐이다.


뮌헨은 지난 2012-2013시즌 유프 하인케스 감독 시절 트레블을 달성한 바 있다. 현역 시절 하인케스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플릭 감독은 정식 감독 부임 첫시즌 스승의 업적에 견줄만 한 대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통산 두번이나 트레블을 달성한 구단은 유럽에서 FC 바르셀로나(2008-2009, 2014-2015시즌) 뿐이다.

대회 통산 500골 고지에도 올라섰다. 뮌헨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11경기 동안 도합 43골을 폭격했다. 단순 계산으로 경기당 4골에 조금 못미치는 엄청난 득점 행진이다. 통계전문 매체 '옵타'에 따르면 이번 대회를 통해 뮌헨은 역대 챔피언스리그 통산 500골째를 기록한 3번째 구단이 됐다. 뮌헨보다 앞서 500골 고지를 넘은 구단은 스페인의 양강 레알 마드리드(567골)와 FC 바르셀로나(517골)다.

임시감독으로 시작… 트레블 이끈 '초짜 명장'

한스-디터 플릭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이번 시즌 중반 부임한 뒤 빠르게 팀을 정상화시켰다. /사진=로이터
한스-디터 플릭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이번 시즌 중반 부임한 뒤 빠르게 팀을 정상화시켰다. /사진=로이터
이번 시즌 초반 뮌헨의 강세를 이렇게까지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니코 코바치 감독 체제로 시즌을 시작한 뮌헨은 초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때 리그 7위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이 고착화될 기미를 보이자 구단 운영진은 코바치 감독을 내치고 그 자리에 코치였던 플릭 감독을 세웠다.
플릭 감독은 부임 이후 빠르고 단단한 뮌헨 특유의 축구를 부활시켜 극적인 분데스리가 역전우승을 일궈냈다. 이어 포칼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더니 챔피언스리그마저 정상에 오르며 대망의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전까지 구단 역사상 단 한 번밖에 없었던 대업을 '임시 감독'이었던 이가 해낸 것이다.

플릭 감독은 당초 정식이 아닌 임시 감독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이름값 높은 다른 감독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았다. 현역시절에도 뮌헨에서 100여경기를 뛴 것을 제외하면 주목받을 만한 커리어가 없었다. 1965년생으로 나이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은퇴 이후 1899 호펜하임 감독, 레드불 잘츠부르크와 독일 국가대표팀, 뮌헨 코치 등을 거치며 쌓은 풍부한 지도자 경험이 이번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


통계전문 매체 '옵타'에 따르면 플릭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5번째로 많은 나이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감독이다. 마르세유를 이끌었던 벨기에의 전설적인 감독 레이몬드 고설스가 71세로 최고령이었고 그 뒤를 플릭의 스승 유프 하인케스 감독(뮌헨, 2013년, 당시 68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2008년과 1999년, 각각 66세와 57세) 감독이 이었다. 플릭은 55세의 나이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대기만성형 명장'의 시작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