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안테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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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별 보러 가자'로 주목받은 싱어송라이터 적재(31)가 자신이 가장 그리워하던 시절인 2006년으로 돌아간다. EP 앨범 '파인'(FINE) 이후 3년8개월여 만에 발매하는 새 미니앨범 '2006'은 모든 곡 작업에 자신이 참여, 자신의 감정과 일상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번 타이틀곡 '반짝 빛나던, 나의 2006년'은 곡 전반의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와 스트링 선율에 적재 특유의 감성이 더해져 여운이 배가되는 곡으로 시대적 공감을 일으킨다. 2006년은 적재가 대학교 신입생이던 시절로, 이따금 문득 그리워지는 그때를 회상하며 작업한 노래다.

2014년 정규 1집 '한마디'로 데뷔한 적재는 아이유, 김동률, 박효신, 정재형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기타 세션 멤버로 참여하며 일찌감치 뮤지션 사이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을 병행해온 적재는 자신의 곡 '별 보러 가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배우 박보검이 이 곡을 부르며 원곡자로서 주목받은 것이다. 이후 JTBC '비긴 어게인' 시리즈에 출연해 자신만의 감성이 담긴 노래로 대중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12일 새 앨범 발표를 앞두고 적재는 최근 취재진과 만나 오랜만에 발표하는 새 미니앨범 '2006'에 대한 특별한 의미와 함께 남다른 컴백 각오를 밝혔다.

적재/안테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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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발표 이후 오랜만에 새 앨범을 내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첫 미니앨범 '파인' 이후 3년8개월이나 지났더라.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흐른 지 몰랐다. 그동안 싱글과 OST 내면서 지냈다. 오랜만에 앨범을 내다보니까 내가 직접 작사, 작곡을 다 하고 싶었고, 최대한 내 손을 많이 거친 곡들을 수록해 앨범으로 내고 싶었다. 그런 만큼 가장 내 색깔을 표현할 수 있는 곡들이 앨범에 모였다. 정규 앨범은 아니지만, 다섯 곡이 들어간 만큼 팬분들께 선물 같은 앨범이 되지 않을까.

-앨범 작업이 오래 걸린 이유가 있나.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믹스를 다 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작업하기도 했다. 꽤 오래 작업했는데, 이게 맞나 싶은 의문이 들더라. 스스로 아쉬움이 가장 컸던 것 같다. 타이틀곡 같은 경우엔 믹스를 열여섯 번이나 했다. 마음에 들 때까지 작업하고 싶었다. 그러는 사이에 소속사 안테나에도 들어왔고, 내 노래에 대해 같이 고민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함께 심혈을 기울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

-앨범명과 타이틀곡 모두 '2006'이 들어간다. 왜 '2006년'인가.

▶타이틀곡은 내가 가장 빛났던 때가 언제였을까 고민하면서 썼다. 2006년이 아니더라도, 저처럼 각자 2006년에 해당하는 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작업했다. 내가 06학번이라, 2006년이 신입생 때다.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대학생에 대한 꿈만 꿨는데, 막상 발을 들이니까 돈도 없고 이뤄놓은 것도 없고, 실력도 현저히 부족한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사람이 좋았고, 가장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했던 시기다. 그때가 가장 예쁘단 생각이 어느 순간 들더라. 사실 그때 당시에는 연습해야 한다는 강박과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행복하지 않았다. 괴로운 시간을 보냈는데, 돌이켜 보니 기억이 미화됐다. 하하. 그때만큼 순수하게 음악을 잘하고 싶어서 노력하던 때가 있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앨범은 '적재다운 앨범'이라고 소개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최근 '타투' '개인주의' 등의 곡을 작업하면서 처음으로 내가 편곡을 하지 않고 새로운 스타일의 작업을 했는데 너무 좋았고 좋은 경험이 됐다. 그렇게 작업해 왔는데, 미니앨범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왠지 이번 앨범에서는 내가 편곡했을 때 나오는 나만의 음악적 색깔, 내 손을 거친 곡들로 앨범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더라. 그 부분을 소개하다 보니 '적재다운'이라고 말하게 됐다. 사실 난 아직도 나다운 음악이 뭔지 확립이 되지 않았고, 그걸 확립할 생각도 없다. 그저 내 손을 최대한 많이 거친 곡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적재/안테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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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 작업은 어떻게 진행했나.

▶지난 앨범 '파인'의 연장선인데,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생각을 노래로 만든 것이다. 2006년이 나의 그리운 시점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때 얘기를 적고, 일기처럼 써 내려간 내용들을 풀어냈다. 이번 곡들은 거의 집에 틀어박혀서 작업한 것들이다. 휴대폰과 씨름하면서 쓴 곡들인데, 혼자 하느라 더 오래 걸린 것 같다. 하하. 소속사 안테나에 들어오기 전에 곡이 다 완성돼 있었는데, 안테나와 계약을 맺고 유희열 형님께 들려드리고 이렇게 나오게 됐다.
-안테나 수장인 유희열의 반응은 어땠나.

▶음악적인 부분에 터치를 안 하기도 하고, 내 노래를 듣고 굉장히 덤덤했다. 타이틀 곡 듣더니, '이게 타이틀 맞네'라고 했던 정도다. 난 제작 경험이 많지가 않아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는데, 제작자 입장에서 이 곡을 어떻게, 잘 메이킹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해줬다. 그러면서 내 생각을 많이 투영할 수 있게 이끌어 내주기도 했다.

-소속사 없이 활동하다가, 지난 9월 안테나와 계약을 맺은 이유가 있나.

▶희열 형님의 영향이 가장 컸다.(웃음) 이전부터 안테나 소속 아티스트와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 그리고 라이브 세션 데뷔도 정재형 형님을 통해서 데뷔하기도 했다. 루시드폴 공연에 서기도 하고, 여러 인연이 있었다. 사무실도 자주 와서 되게 편했다.

-대표곡 '별 보러 가자'가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후 부담감은 없었나.

▶'별 보러 가자'는 그 당시에 별을 정말 많이 보러 다니면서 쓴 곡이다. 유일하게 30분 만에 완성된, 가장 빨리 만들어진 곡이다. 하하. 사실 '별 보러 가자'가 주목받고 난 직후에 내 앨범을 냈다면 아마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난 상태이고, 이 곡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 노래 자체가 내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뭔가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내가 잘할 수 있는 내 노랫말과 멜로디로 새로운 노래를 발표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별 보러 가자'를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번 앨범을 다른 아티스트에게 들려줬나. 반응은 어땠나.

▶아이유씨에게 한번 다 들려드렸다. 원래 성심성의껏 피드백을 엄청 길게 해주는데, 이번에도 믹스에 대한 이야기부터 리스너의 입장에서 어떻게 들리는지, 노래할 때 디테일한 감정이 어떤지 전부 피드백을 해줬다. 항상 도움을 받는 것 같다. 아이유씨가 타이틀을 듣고 '가장 적재다운 노래'라고 말해줬다. 그리고 샘김, 작곡가 모노트리에게도 들려줬는데 다들 무덤덤했다. 하하. 내가 평소에 노래를 너무 많이 들려줘서인지 별 반응이 없었던 것 같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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