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무생/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 뉴스1
배우 이무생/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 뉴스1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 연출 김상호)가 지난달 3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배우 이무생은 '서른, 아홉'에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정찬영(전미도 분)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김진석 역을 연기했다. 극 초반 유부남이지만 자신의 과거 연인이었던 정찬영과 친구 사이를 유지해가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불륜이 아니냐?'라는 의견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무생은 캐릭터의 서사를 천천히 쌓아가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이무생은 최근 '서른, 아홉' 종영을 앞두고 서면인터뷰를 통해 취재진에게 드라마의 종영소감과 함께 김진석 역을 연기하며 느낀 점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진석을 그려내며 중점을 둔 부분부터 손예진(차미조 역), 전미도, 김지현(장주희 역)과 연기호흡을 맞추면서 느꼈던 그의 속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우 이무생/ 사진제공=SLL © 뉴스1
배우 이무생/ 사진제공=SLL © 뉴스1

-종영소감을 밝힌다면.
▶아직까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아직도 찬영이가 곁에 있을 것만 같다. 여운이 많이 남는 드라마였어서 그런지 이 기분을 좀더 오래 간직하고 싶다. 또한 내 인생에 있어서도 기억에 많이 남을 만큼 너무 소중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쉽게 잊고 않고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김진석 역을 연기하며 중점으로 둔 부분이 있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버텨내는 것. 여러가지 상황에 놓인 김진석이 어떻게 이 상황을 버텨내야 할 것인가. 이미 찬영이가 죽는다는 설정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드라마가 시작되는데, 그렇다면 그걸 지켜보는 나는 어떻게 이 상황을 버텨야 하는지, 어떤 뿌리를 가지고 가야 하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고, 여러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그 줄기를 찾으려 했다. 또 한 가지는 찬영이에 대한 사랑이었던 거 같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찬영이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상대역 전미도와의 호흡과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정말 너무 좋았다. 이 자리를 빌려 전미도 배우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심적으로 가장 힘든 찬영이었을 텐데, 현장에서 힘든 티 한번 안 내고 항상 웃는 모습으로 모두를 대해 줘서 절로 힘이 났고, 자연스레 촬영장 분위기도 더 좋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손예진, 김지현과는 호흡이 어땠나.

▶손예진 배우는 현장에서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작품을 임하는 데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그만큼 작품을 대하는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배우로서의 책임감도 많이 보였고 자기 캐릭터의 느낌을 항상 현장에서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때는 남자친구로 만났고, 이번에는 친구의 친구를 사랑하는 인물로 만나게 되었는데, 다음에는 또 어떠한 관계로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된다.(웃음)

김지현 배우는 전작 '공작도시'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역할을 소화했어야 해서 부담이 많았을 텐데 현장에서 그런 모습이 전혀 안 보일 정도로 귀여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해 줘서 놀랐다. 시청자로서도 너무 재밌게 봤다.

-정찬영과 김진석의 사이를 두고 불륜이라는 비판과 불륜이 아니라는 시청자들의 갑론을박도 있어는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작품을 선택할 때 그런 설정이 크게 작용하진 않았고 이 캐릭터가 처한 상황이나 감정들을 배우로서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이 인물을 대본에 쓰여져 있는 대로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배우로서 내가 할 일이라 생각했고 어떻게 설득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나의 생각을 더하기보단 작품 속 김진석이 처해있는 상황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김진석은 옳고 그름의 경계에 있는 인물이라 생각한다. 복잡다단한 상황을 맞은 김진석이었기에 그런 상황을 제대로 적절히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며 작품에 임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는 것 자체로도 감사하다.

-극 중 감정적인 연기를 하면서 감정소진도 심했을 것 같은데.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울음의 정도는 어느 정도여야 할까, 어떤 느낌, 어떤 뉘앙스여야 할까 많은 얘기를 나눠봤지만 결론은 해보자, 현장에서 부딪혀보자였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장면이었고 이런 감정이 나올 줄은 나 역시 몰랐다. 촬영이 끝나고도 여운이 바로 가시진 않았다. 하지만 다음 신을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15초 정도 여운에 젖어있다가 빠르게 다음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적당한 15초였다.(웃음)) 힘든 감정 소비를 하지 않게 해주신, 적절히 시간 안배를 해주신 제작진분들께 감사드린다.

-배우 이무생에게 39살의 나이는 어떤 의미를 가졌었나.

▶불혹이 되기 바로 전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서른아홉의 나 역시 많이 흔들렸던 거 같다. 하지만 사실 지금의 나와 달라진 건 별로 없다. 다만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 않으려는 생각이 조금 보태진 정도. 그러면서 마음이 전보단 편안해지지 않았나 싶고, 그때의 흔들림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조금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때가 있음에 감사하다.

-'서른, 아홉'은 본인에게 어떤 드라마로 남을 것 같나.

▶'서른, 아홉'은 저에게 있어서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다. 여러분들께도 그런 뜻깊은 선물과도 같은 작품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고, 그 안에서 김진석이라는 인물이 조금은 썼을지 몰라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마셨던 커피 한 잔의 추억처럼 문득문득 떠오르는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2022년 활동 계획 및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면.

▶차기작은 어쩌다 보니 또 JTBC 드라마가 됐다.(웃음) '클리닝업'이라는 드라마에서 김진석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이영신 역을 맡아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인데, 이번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또 지금까지 '서른, 아홉' 그리고 김진석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라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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