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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비를 생전 괴롭혔던 파파라치들과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재조명됐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JTBC '세계다크투어'에서는 서른 여섯에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1997년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망사건을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 박나래, 장동민, 박하나, 이정현은 김지윤 다크가이드와 함께 첫 여행지 프랑스 파리로 출발했다. 낭만적인 파리의 밤도 잠시, 교통사고로 인해 영국의 전(前)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도시는 굉음으로 가득 찼다.
교통사고로 인해 영국의 전(前)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어리스트들은 경악에 빠졌다. 이에 김지윤 다크가이드는 처참했던 그날의 순간을 담은 사진과 다이애나 비가 사고 발생 10개월 전에 작성했던 친필 편지를 시작으로 그녀의 일생을 되짚어나갔다.
1981년, 다이애나 비는 찰스 왕세자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으나 결혼식 날에 대해 "최악의 날이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그 이유는 결혼식 현장에 찰스 왕세자의 내연녀 카밀라가 있었기 때문.
김지윤은 "카밀라는 이미 유부녀였다. 카밀라가 엄마 같은 면모가 있었다고 한다"며 "찰스 왕세자는 (다이애나 비와) 마음에 없는 결혼을 해서 그런지 미묘한 온도 차가 보였다. (그렇지만) 다이애나 비는 (찰스 왕세자를) 정말 좋아했던 것 같다. 카밀라도 찰스의 친한 여사친으로 알고 (다이애나 비가) 잘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애나가 카밀라에게 '당신과 찰스의 관계를 안다'고 이야기했지만 카밀라는 '세상 모든 남자가 널 사랑하는데 뭘 더 원하냐'고 뻔뻔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를 듣던 박나래는 "피해의식에 찌들었다"며 황당해했다.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가 당당하게 불륜을 이어가자 다이애나 비는 우울증과 섭식장애로 5번의 극단적 선택 시도를 했고, 결국 결혼 15년 만인 1996년 이혼했다.
결혼 이후부터 줄곧 파파라치에게 쫓겨야만 했던 다이애나 비는 이혼한 뒤에도 계속해서 이들에게 시달려야만 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이애나 비의 사진을 찍어대는 파파라치의 만행은 투어리스트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하루 종일 파파라치에 시달리던 다이애나의 생전 사진을 본 박나래는 "저건 거의 시상식이다. 너무 한 거 아니냐"고 분노했다.
이와 관련해 김지윤은 "다이애나 비의 일거수일투족이 돈이 됐다"며 "당시 영국 미러지 표지를 장식했던 다이애나와 도디의 바캉스 사진은 장당 4억원에 팔렸다. 1997년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의 40억원 정도 되는 돈이다. 파파라치가 찍은 걸 언론사가 큰돈을 주고 사니까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 당일조차 파파라치의 끈질긴 추격에 시달리던 다이애나 비는 이들의 시선을 피하고자 수많은 선택을 했지만 결국 비극을 피할 수는 없었다. 심지어 응급처치를 하는 와중에도 파파라치의 플래시 세례는 끊이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투어리스트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렇게 다이애나 비 사망 사고의 원인은 파파라치의 만행으로 정리되는 듯했다.
앞서 다이애나 비가 남긴 편지에서 '남편 찰스 왕세자가 나를 죽이려 한다'는 문장이 발견되면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결혼식 당일에 내연녀를 부른 것도 모자라 극심한 성향 차이를 보이던 찰스 왕세자와의 결혼 생활은 다이애나 비를 고통스럽게 했다. 여기에 다이애나 비의 유일한 버팀목마저 의문의 교통사고로 떠나보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교통사고의 배후에 영국 왕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많은 심증에도 불구하고 배후를 특정할 결정적인 물증은 발견되지 않는 상황.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무수한 와중에도 사람들은 다이애나 비를 향한 변함 없는 애정을 보내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랑받는 다이애나 비의 모습은 뭉클함을 안겼다.
첫 다크투어를 마친 박하나는 "사고가 나고 아픔이 있었던 장소를 '여행'이라는 단어를 붙여서 가는 것이 괜찮을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까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