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중구의 한 환전소의 모습./사진=뉴스1
사진은 서울 중구의 한 환전소의 모습./사진=뉴스1

미 달러화 강세가 꺾이면서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68억달러 이상 늘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외환당국이 달러 초강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달러를 풀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다음달인 11월부터 환율이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미 국채, 현금 등 달러를 늘린 영향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외환 보유액은 4299억7000만달러로 전월 말(4231억6000만달러) 대비 68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앞서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8월 마이너스(-)21억80000만달러 ▲9월 -196억6000만달러 ▲10월 -27억6000만달러 등으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11월 20억9000만달러 ▲12월 70억6000만달러 ▲올 1월 68억1000만달러 등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배경과 관련해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등이 증가한 데 기인한다"며 "기타통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 증가는 1월 중 달러가 약 1.5% 평가 절하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가 꺾인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 1분기 이후 금리 인상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달러화 가치는 대폭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지난달말 기준 102.28로 전월 말(103.84)보다 1.5%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말 1264.5원에서 올 1월 말 1231.9원으로 2.6% 떨어졌다.

미 달러화가 평가절하되면서 다른 외화자산을 미 달러로 환산한 규모는 늘었다. 올 1월 중 유로화가 1.7% 절상됐으며 파운드화는 2.4%, 엔화는 2.0%, 호주 달러화는 4.1% 올랐다.

미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714억2000만달러로 전월대비 17억3000만달러 늘었다. 비중은 86.4%에 달했다.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은 48억2000만달러 늘어난 341억7000만달러(7.9%)로 그 뒤를 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150억5000만달러(3.5%)로 전월 말보다 2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이 IMF 회원국으로서 낸 출자금 중 되찾을 수 있는 금액인 IMF 포지션은 45억4000만달러(1.1%)로 5000만달러 늘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 보유 규모는 세계 9위를 이어갔다. 중국(3조1277억달러)이 1위를 지속했으며 ▲2위 일본(1조2276달러) ▲3위 스위스(9240억달러) ▲4위 러시아(5820억달러) ▲5위 인도(5627억달러) ▲6위 대만(5549억달러) ▲7위 사우디아라비아(4587억달러) ▲8위 홍콩(4240억달러) 순이었다. 이어 한국이 9위로 4232억달러를 보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