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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을 내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차세대 경영진을 육성하기 위해 신한은행 본부장 3명에게 약 1년간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연수 기회를 올해부터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시중은행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리더 육성 프로그램이어서 다른 은행으로 확산할 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단행된 인사에서 김정남 기업고객부 본부장과 장호식 투자금융본부 본부장, 채수웅 영업그룹 본부장 등 3명을 '신한퓨처AMP' 대상자로 선정했다. 대상자들은 1년 동안 AI(인공지능)금융, 경영학 등 리더로서 갖춰야 할 교육을 국내외 대학이나 금융기관 등에서 이수한다. 개강은 올 3월이다.
이들은 신한은행을 퇴직하고 연수에 돌입하지만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수하면 부행장급 임원으로 채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내부의 중론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3명의 본부장은 퇴사를 하고 연수에 들어가지만 예비 부행장 풀(pool)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은행에 적을 아예 없애는 것이 아닌 사실상 본부장 대우로 계속 남아있어 완전한 퇴사는 아닌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신한금융그룹이 지난달 단행한 자회사 임원인사에서 9명의 CEO(최고경영자) 전원 연임을 결정하면서 인사 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옥동 회장의 묘수라는 해석도 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 9명 가운데 5명을 재신임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진이 바뀌지 않아 승진을 해야 할 본부장들이 설 자리가 없다보니 인력 순환이 되지 않아 이같은 시도를 은행에서 처음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퓨처AMP는 진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와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이를 실행했다는 후문이다.
부행장 등 승진 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선발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의 역량을 강화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는 진 회장의 복안이라는 평가다.
앞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의 성공 방식만 고집한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며 "관행의 틀, 안주의 틀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혁신과 도전에 나설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