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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세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은행권에 대환대출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은 전세대출 금리를 연 3%대로 낮추고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혜택을 내놨다.
인터넷은행은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적용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에서 신규 고객을 대거 유입한 인터넷은행은 전세대출 경쟁에서 '역마진' 우려를 감소하며 대환대출 수요 잡기에 적극적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연 최저금리는 각각 3.39%, 3.433%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두 은행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면서 고객 모시기에 공을 들인다.
비대면으로 대출을 운영하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대출 승인까지 기간이 짧은 점도 강조한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3영업일 이내에 대환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5대 은행 최저금리 3.46%… 인터넷은행 3.3% '금리 경쟁'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갈아타기 최저 금리는 3.46~3.90%수준이다. 국민은행은 대환대출 상품이 따로 없지만 전세대출 금리가 3.46%로 인터넷은행과 비슷하다. 여기에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4월3일까지 갈아타기를 한 고객 전원에게 최대 30만원의 'KB복(福)비'를 지급한다.신한은행(3.84%)과 하나은행(3.72%)은 다소 높은 금리를 상쇄시켜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선착순 500명을 대상으로 첫 달 이자를 최대 20만원까지 포인트로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다음달 29일까지 대출 갈아타기를 한 고객 중 선착순 2000명에게 인지세를 면제해준다. 이 외 대구은행이 3.82%, 부산은행 4.19%, 광주은행 3.89%, 경남은행이 3.97%의 최저금리를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낮은 금리에 예상보다 많은 환승 고객이 몰리면서 대환대출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갈아타기 서비스 첫날 오전에 준비한 대환대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대환대출 첫날 신청자가 몰리며 대환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지난 9일부터 서비스가 시작된 주담대 대환대출은 14영업일간 2조9000억원 규모가 신청됐다.
인터넷은행의 공격적인 '환승 금리'에 시중은행은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 보다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중)이 낮아 대출 증가 여력이 있어 대환대출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은 90% 내외로 시중은행 평균 97%보다 낮다.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에 대출 이동을 모니터링하며 갈아타기로 빠져나가는 물량이 많을 경우 금리 인하 등을 검토할 것"이라며 "장기 대출 이용 고객 중 상대적으로 이용 금리가 높은 고객의 금리를 낮춰주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