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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지식산업센터 거래액이 3년 전에 비해 60% 줄었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이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가 원인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식산업센터와 유사한 성격을 사진 오피스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 뒤 재택근무를 하던 다수의 기업이 곧바로 사무실 근무로 전환하며 임대인 우위 시장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오피스 매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2.4% 각각 상승했다. 매매지수는 479.9포인트(p)로 2001년 1분기보다 4.80배 올랐다. 매매지수란 특정 시점의 부동산 평균 매매 가격을 기준 상승과 하락 정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끔 설정한 값이다.
서울 오피스 매매지수는 2001년부터 2008년 3분기까지 연간 13%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분기에는 고점(2008년 3분기) 대비 12% 하락했다. 금융위기 이후 2010~2017년 연간 3% 전후, 2018년부터 2022년 3분기까지 연간 10% 이상의 오름세를 보였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에도 저금리로 인한 양호한 투자환경을 바탕으로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2022년에는 연이은 금리 인상에도 탄탄한 임차수요와 임대료 상승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3분기 고점을 기록했지만 4분기부터 정체기에 돌입했다. 거래규모 또한 과거 대비 크게 감소했다. 다만 고금리에도 꾸준한 임차수요로 매매가격이 고점 대비 2% 하락하는 등 낙폭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분당을 포함한 서울 오피스 거래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6년부터 10조원 이상(계약년도 기준)으로 집계됐다. 2021년에는 17조원 이상의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부담과 수익률 하락으로 오피스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면서 2022년 거래규모는 전년 대비 34%가 하락한 12조원에 머물렀으며 지난해(8조2000억원)의 경우 전년 대비 68% 수준이었다.
지난해 4분기 서울 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는 216.4포인트로 2011년 1분기 대비 2.16배 올랐다. 직전 분기보다 1.9% 상승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땐 6.7% 떨어지며 오피스와 달리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비교적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 매매가격은 2011~2019년 연간 3.0% 전후로 오르다 2020년부터 2022년 2분기까지 연간 20% 이상 급등하며 오피스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오피스에 비해 적은 투자금으로 매입할 수 있어 개인 투자가 가능한 점, 주택에 비해 대출 등의 규제가 높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2022년 3분기부터 쇠퇴하기 시작한 지식산업센터 매매시장은 지난해 3분기 고점 대비 15%까지 하락했다. 4분기에는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임대나 공급 등의 투자 환경은 그대로지만 금리 인하에 의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됐다.
지식산업센터는 2019년부터 1조원 이상의 거래량을 보였으며 2021년(1조5000억원) 고점을 찍었다. 금리 인상의 여파로 2022년에는 전년 대비 60% 수준인 9000억원까지 감소했으며, 지난해는 더 줄어 전년 대비 62% 내린 6000억원가량이 거래됐다.
지식산업센터는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함에도 오피스와 같이 사무실로 활용이 가능하다. 오피스가 집중된 3대 핵심 권역(강남·종로·여의도)보다 가산·구로·마곡·송파 등 주변 지역에 입지하고 있어 오피스와 상호 보완적인 시장을 형성해 왔다. 지식산업센터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2019년까지 오피스보다 낮았다가 2020~2022년 2분기 기간엔 높아졌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임차 수요의 증가보다는 저금리와 주택 규제로 인한 투자의 이전이 발생한 것이 원인"이라며 "오피스의 경우 단일 건물에 단일 소유주인 경우가 많아 많은 투자금이 필요한 반면 지식산업센터는 통상 소유를 쪼개서 투자하므로 개인투자자의 투자가 가능한 자산인 데다 주택 규제를 받지않는 장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