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엠앤에스가 기한이익 상실로 인해 발행했던 전환사채(CB)를 전액 조기 상환하기로 결정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상장폐지 우려에 놓인 2차전지 믹싱장비 기업 제일엠앤에스가 기한이익 상실로 인해 발행했던 전환사채(CB)를 전액 조기 상환하기로 하면서 이를 보유한 증권사들이 일제히 원리금 회수에 나섰다. 전환권을 포기하고 원금과 이자만 받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거둬들인 셈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엠앤에스는 지난 2월27일 총 19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주당 7936원으로 전환 시 보통주 239만4153주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였다. 이는 발행 당시 전체 주식 수의 10.4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전환권 행사 시 상당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전환청구기간은 2026년 2월부터 2030년 1월까지로 설정돼 있었다.


이번 CB 인수에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자사 신탁계정이나 사모펀드를 통해 참여했다.

삼성증권은 총 5개의 사모펀드를 통해 약 34억5000만원을 인수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NH투자증권은 6개 펀드를 통해 약 19억5000만원, 미래에셋증권은 11개 펀드를 통해 약 11억5000만원, 신한투자증권은 개별 신탁계정 명의로 2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외에도 제이비우리캐피탈, 신한캐피탈, 키움-포커스 신기사, 시너지 계열 신기술조합 등 기타 투자자들이 약 45억원 규모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폐 가능성과 주식 거래 정지 상황에 놓이면서 전환 실익이 사실상 사라졌다. 제일엠앤에스는 회계감사에서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의견거절'을 받아 지난달 4일 주권매매가 정지됐고 거래소는 개선기간 부여와 함께 상장폐지 여부를 유예한 상태다. 매매는 개선기간 종료 후 10일간 추가로 정지되며 상폐 여부는 그 이후에 결정된다.


이에 따라 회사는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한 이후 사채권자와의 합의를 통해 만기 이전 전환사채 전액을 분할 상환 방식으로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총 198억9000여만원 규모의 원리금은 4월부터 7월까지 7회에 걸쳐 순차적으로 상환되며, 이미 2건(약 20억원)은 상환이 완료된 상태다.

회사의 올해 1분기 말(2025년 3월) 기준 유동자산은 약 264억원으로, 이번 상환 금액은 유동자산의 약 75%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기간에 이 자금을 자체 조달해야 하는 만큼, 회사의 유동성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자금은 자기자금에서 충당하며 상환 완료 이후 해당 CB는 전량 소각 또는 재매각 여부를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만일 이 기한 내 상환이 완료되지 못할 경우 회사의 단기 유동성 부족이 현실화된다는 해석이 불가피하다. 제일엠앤에스는 해당 전환사채를 전액 자기자금으로 상환하겠다고 공시한 만큼 약정된 일정에 따라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운영자금 악화, 현금흐름 위기, 추가 조달 실패 등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상장폐지 유예 상태에서 상환 지연까지 겹칠 경우, 거래소의 상장 유지 심사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일엠앤에스 관계자는 "우리회계법인을 통해 재감사를 계약했고, 내부적으로도 경영 개선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며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CB 조기상환 자금은 기존 유동자산과 외상 매출금 회수 등을 통해 충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정상 상환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채권자인 증권사들 입장에서도 기한 내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금 회수 지연에 따른 리스크가 불가피하다. 대부분 자사 신탁계정이나 자산운용사와 공동 운용하는 사모펀드 형태로 참여한 만큼 회수 실패는 펀드 성과 저하와 투자자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