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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순서
①"이제 배달 안 써요"… 등 돌리는 배달앱 소비자
②"팔면 팔수록 손해" 속 터지는 음식점주, 배민 수수료 원성
③'철옹성' 배민에 도전… 배달비 0원 시대 연 쿠팡이츠
쿠팡이 이커머스에 이어 배달에도 크게 베팅했다. 지난해 유료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10% 할인을 제공한 것을 무제한 무료배달로 전환했다. '배달비 0원'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통해 본격 점유율 확장에 나선다.
쿠팡이츠는 3월26일부터 쿠팡 유료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와우 혜택이 음식 가격을 할인해주는 것에서 무료배달로 전환 개편됐다.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는 주문 횟수, 주문 금액, 장거리 배달에 제한이 없는 무제한 혜택을 제공한다. 별도의 쿠폰이나 할인과 중복 사용도 가능하다.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는 여러 집을 동시에 배달하는 묶음 배달 서비스에만 적용된다. 프리미엄 서비스인 한집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여전히 배달비를 지불해야 한다. 와우 회원은 무료배달과 프리미엄 서비스인 한집배달 중 원하는 배달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이츠 측은 "음식배달 주문에 허들이 되었던 배달비를 아예 없애 고객들의 물가 인상 고통을 덜어주고 외식업주들은 추가비용 부담 없이 매출 증대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장 장악한 배민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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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의 '배달비 0원' 선언은 배달 시장에서 도약을 위한 과감한 선택으로 보인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가 경쟁하고 있다. 지난 2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65%, 요기요 18%, 쿠팡이츠 17% 등이다. 배달의민족이 시장 초기 선점 후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쿠팡이츠는 후발주자로 한 집에 한 건을 배달하는 빠른 배달인 단건배달을 내세워 인지도를 쌓았다. 점유율을 차곡차곡 쌓다가 정체됐고 지난해 와우 멤버십과 연계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와우 회원이라면 주문금액의 10%를 할인해줬다. 할인 금액은 쿠팡이츠에서 모두 부담한다.
와우 할인 혜택은 소비자를 끌어오는 효과를 냈다. 지난해 4월부터 서울 일부 구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 후 전국으로 확대했는데 쿠팡이츠의 MAU가 유의미하게 올랐다. 모바일인덱스 추정치 기준 지난해 4월 쿠팡이츠의 MAU는 327만명 수준이었는데 7월 400만명을 넘어섰고 12월에는 50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 2위인 요기요와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집계 기준으로는 지난 3월 MAU 649만명을 기록하며 요기요 앱 사용자 598만명을 넘어섰다.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는 기존 10% 할인보다 본사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월평균 배달음식 이용 금액은 13만4000원, 횟수는 5.4번이다. 평균적으로 주문건당 금액이 2만5000원이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1년이 배달음식 급성장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는 이보다 훨씬 낮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외식배달비지수 작성 결과에 따르면 배달비 분포를 보면 3000원대가 47.3%를 차지했다. 여기에 장거리 배달 등을 고려하면 일부 가게에서는 6000원까지도 지불해야 한다.
배달비를 무료로 제공했을 때 쿠팡이츠의 부담이 더 증가할 전망이다. 무료배달을 제공했을 때 주문건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사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쿠팡이츠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배달비 부담이 소비자에게 더욱 크게 다가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쿠팡이 로켓배송 론칭 당시 손실을 감수하고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투자를 단행했던 것과 비슷한 행보다. 배달앱 시장을 배달의민족이 6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파격적인 정책이 아니면 눈에 띄는 성장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쿠팡이츠가 와우 회원 10%를 내걸었을 때 쿠팡이츠의 MAU가 유의미하게 올랐지만 배달의민족 MAU 이탈은 적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월평균활성이용자수(MAU)는 2244만7074명으로 지난해 2월(2188만4931명)보다 4만9962명(0.23%)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서비스에 대해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배달비 무료일 수 있어 똑똑한 마케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팡이츠의 '배달비 0원' 선언에 배달의민족도 4월1일부터 묶음배달인 알뜰배달을 무료로 서비스하기로 발표했다. 기존 제공해온 한집배달·알뜰배달 10% 할인 혜택도 유지한다. 고객은 할인과 배달비 무료 중 유리한 혜택을 적용할 수 있다. 배달비 무료 및 10% 할인은 모두 쿠폰 형태로 운영된다. 쿠폰 제공은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우선 시작할 예정이다.
이면희 우아한형제들 푸드마케팅실장은 "멤버십, 패스 같은 구독 상품에 가입하지 않아도 배민 고객이라면 누구나 알뜰배달 무료 배달과 10% 할인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