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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의대 2000명 증원'을 고수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비판했다. 해당 반박문에서 비대위는 윤 대통령의 51분짜리 담화문 전문을 인용하고 중간중간 반박 의견을 삽입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3일 밤 '4월 1일 대통령 담화문에 대한 팩트 체크'라는 반박문을 내고 대통령 담화를 비판했다. 이들은 "(담화문 내용이)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바로잡고 서울의대 교수들의 의견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부가 "우리나라 의사들의 평균 소득이 OECD 국가 중 1위"라고 주장하며 인용한 자료는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해당 자료는 "전체 의사가 아닌 개업의, 그중에서도 전문의의 소득자료이며 의사 연봉 세계 1위인 미국 등 (OECD 38개국 중) 상위 16개 나라의 자료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GDP를 환산했을 때 우리나라 의사들의 평균 소득은 OECD 국가 중 20위 수준이라고 반론했다.
정부의 "2000명 증원은 꼼꼼하게 계산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산출 과정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정부가 지난해에 계획해왔던 접근을 무시하고 일시에 2000명을 늘리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증원 수요가 있으나 추가적인 교육 역량이 필요한 경우 2026학년도 이후 단계적으로 증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의 근거로 활용한 3개 연구보고서 책임 저자들도 모두 매년 2000명 증원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는 점도 언급했다.
비대위는 의대 정원을 늘려도 의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정부 주장도 틀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성명을 인용해 "(의대 증원은) 의학교육을 퇴보시킬 것이며 이러한 교육을 받은 졸업생의 자질과 역량도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영국과 독일의 의사 수는 우리나라보다 더 많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료체계가 완전히 다르기에 비교하기 어렵다고 했다. '공적 의료체계'라고 해도 영국과 독일은 의사가 '공무원'이라는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영국과 독일의 의사는 진료량과 수입이 무관하기에 주 40시간 일하지 않는다. 이들 나라에서는 의사들이 오히려 의대 증원을 요구한다. 일을 적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의료를 원하느냐"고 반문했다.
'응급실 뺑뺑이'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문제는 '의사 수'가 아닌 '수가체계'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흉부외과, 신경외과 수련을 받아도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에 취직할 자리가 없다. 의료수가가 낮아 전문의를 고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전공의 사직 사태와 관련해서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가 1만명이 넘는다"며 "10년 뒤 비로소 늘어날 전문의 2000명을 위해 지금부터 10년 넘게 필수 의료에 종사할 의사 1만명을 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