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을 마친 뒤 정규리그 MVP, 여자부 베스트7 아웃사이드 히터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4.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은퇴와 현역 연장의 갈림길에 섰던 김연경(36·흥국생명)이 "팬들에게 최정상에 있는 모습을 한 번 더 보여드리겠다"며 다시 우승 도전에 나서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김연경은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뒤 "다음 시즌에 한 번 더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2005-06시즌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연경은 커리어 초반 V리그에서 3차례 우승(2005-06, 2006-07, 2008-09시즌)을 일구는 등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이후 그는 해외 무대에 진출해 트로피를 쓸어 담았다.
하지만 선수 커리어 막바지인 2020년 국내 무대로 돌아온 뒤에는 정상의 문턱에서 매번 주저앉았다. 특히 지난 두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고도 준우승에 그쳤다. 은퇴 전 마지막으로 V리그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던 김연경으로선 아쉽고 허탈한 성과다.
현역 연장과 은퇴를 놓고 고심했던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 '시원하게' 재도전하겠다는 뜻을 발표했다.
![]() |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MVP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연경은 이날 소감을 말하면서 다음 시즌도 흥국생명에 뛴다고 밝혔다. 2024.4.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김연경은 MVP 기자회견에서 "시즌 중반부터 어느 정도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구단 관계자, 감독님, 가족, 지인들과 이야기하면서 고민을 나눈 끝에 올해 개인 성적도 나쁘지 않은 만큼 현역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기에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도전이다.
하지만 김연경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부담이 되더라도 그걸 이겨내고 우승해야 한다"면서 "내 배구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최정상에 있는 모습을 한 번 더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일단 현역 연장 의지를 밝혔지만 다음 시즌이 마지막이 될지 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승엽 등 프로야구 선수들은 아예 '은퇴 시즌'으로 못 박고 마지막 시즌에 임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이를 전해듣고는 "만약 다음 시즌이 마지막이 된다면 미리 밝히고 시즌을 치를 것이다. 많은 분이 응원해 주시는데, 다 같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 |
26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3-20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에서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 후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한편 김연경은 이번 MVP 수상으로 통산 6번째 수상, V리그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아울러 V리그서 일곱 시즌을 뛰면서 6차례 최고의 별이 됐다.
김연경은 "6번째 수상인지는 몰랐다. 어릴 때 수상한 MVP와 비교해, 이번에 받은 현역으로 은퇴를 앞둔 나이에도 최정상에 있다는 점에서 더 감사하다"면서 "한 시즌 더 하게 된 만큼 내년에는 7번째 수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은퇴를 앞둔 시점의 선수가 MVP를 목표로 뛰는 건 맞지 않은 이야기 같다.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경쟁자가 생겼으면 좋겠다"며 "나도 경쟁에 뒤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상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지금까지는 내가 그렸던 그림과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