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환경이 복잡해짐에 따라 경제 지표 이상의 요소들이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엑스(X·트위터) 정치'(Twitter politics)와 워렌 버핏의 투자 전략이 새로운 시장 신호로 떠올랐다. 그래픽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 /그래픽=김성아 기자
글로벌 경제 환경이 복잡해짐에 따라 경제 지표 이상의 요소들이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엑스(X·트위터) 정치'(Twitter politics)와 워렌 버핏의 투자 전략이 새로운 시장 신호로 떠올랐다. 그래픽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 /그래픽=김성아 기자

글로벌 경기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경제 지표 이상 요소들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경제 지표나 기업 실적이 시장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여겨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엑스(X·옛 트위터) 정치'(Twitter politics)와 워렌 버핏의 투자 전략이 새로운 시장 신호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경제 지표에 의존하기보다 주요 인물의 행보를 함께 주목하며 시장 흐름을 읽어내려는 시도가 중요해졌다.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이사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본사 집무실에서 가진 머니S와의 좌담회에서 "이제는 경기 지표보다 트위터를 먼저 보게 되는 '트위터 정치'가 부활할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백악관의 주인이 됨에 따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의 영향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었다. 자신의 기분과 생각을 거침없이 트위터를 통해 전달해 구설에 오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2016년 시작된 첫 임기 당시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자극적인 발언과 즉각적인 정책 변화를 공개하며 시장을 흔들었다. 그의 발언은 때론 직접적으로 경제 지표에 영향력을 발휘했고 특정 트윗은 전 세계 주요 금융 시장을 즉각 뒤흔들기도 했다.

한국 경제도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트위터 한 줄은 삼성전자를 긴장케 했다. "땡큐 삼성! 미국은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는 내용의 게시물은 삼성전자가 미국에 가전제품 생산 공장 건설을 검토한다는 보도에 대한 반응이었으나 삼성전자에는 투자 압박으로 다가왔다.

이선엽 이사는 "트럼프는 기존 정치인들과 달리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조정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며 "트위터에 남겨진 그의 발언으로 향후 정책 변화와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려는 시도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의 현인' 워렌 버핏에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는 "버핏은 최근 현금 비중을 대폭 늘리고 있다"며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단기 미국 국채(T-bill) 비율이 많이 증가했는데 향후 M&A(인수합병)나 포트폴리오 변경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태세 전환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버핏의 행보는 경제가 급변할 가능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버핏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경제 전망과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버핏은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에도 현금을 대거 확보, 위기 이후 좋은 매수 기회를 잡으며 큰 수익을 낸 바 있다.

투자업계는 트럼프의 발언은 정책 변화의 신호탄이 되고, 버핏의 포트폴리오는 시장 흐름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의 과격하고 즉각적인 발언과 가짜뉴스와 같은 부정확한 정보들이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며 투자자들의 판단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변화에 다 대응을 해서 돈을 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투자는 내가 잘 아는 걸 기다리고 실행에 옮기는 것인 만큼 충분히 들으면서 생각은 많이 하지만 행동은 적게 해야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