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남부 해안에 위치한 워릭 피지 리조트. (출처=워릭 피지 리조트 홈페이지)
피지 남부 해안에 위치한 워릭 피지 리조트. (출처=워릭 피지 리조트 홈페이지)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피지의 한 리조트에서 칵테일을 마신 18세에서 56세 호주인 4명을 포함한 관광객 7명이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이는 라오스에서 메탄올 중독으로 관광객 6명이 사망한 지 1달 만에 발생한 사건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피지 정부는 관광객들이 피지 남부의 비티레부섬에 위치한 워릭 피지 리조트에서 칵테일을 마신 후 건강이 나빠져 입원했다고 밝혔다.


피지 정부는 "이번 사건은 리조트의 특정 바에 있던 7명의 관광객에게만 영향을 끼친 단 하나의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또 피지 관광은 매우 안전하다면서 "이 리조트에서 손님들이 병에 걸리게 된 원인을 찾기 위해 즉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사건의 원인이 메탄올 때문이냐는 질문에 피지 보건·의료부의 제메사 투드라부 박사는 "아직 말하기는 이르다"며 "조사를 끝낼 때까지는 알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해당 리조트 측은 성명을 내고 손님에게 제공한 음료의 성분이나 품질을 바꾸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리조트 매니저는 피지 국영 방송사에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현재 최우선 과제는 병원에 입원한 투숙객들을 돌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호주 영사관 관계자들이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피지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피해자 친구와 가족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지금이 매우 힘든 시기임은 틀림없다"고 위로를 전했다.

호주 정부는 또 피지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현지에서 제공하는 음료에 약물이 섞일 수 있고 알코올 중독에 걸릴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호텔이나 리조트 등에서 오염된 음료를 마시다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사례는 세계 각지에서 종종 발생한다. 지난달 라오스에서는 한 유명 관광지의 호스텔에서 메탄올에 오염된 술을 마신 호주, 영국, 덴마크, 미국 관광객 6명이 사망했다. 지난 8월 태국에서는 메탄올이 섞인 불법 밀주를 마시고 최소 6명이 사망하고 20명 이상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한편 인구 93만 명이 사는 피지에서 관광업은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분야다. 2023년 피지를 방문한 사람은 93만 명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