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강원감영 위에 뜬 달.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원주 강원감영 위에 뜬 달.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호수에 비친 달 그림자"라며 마치 선문답하듯 한 발언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사실을 회피하는 듯 힌 태도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예 '공갈, 거짓말'이라고 못 박았다.


윤 대통령은 4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5차 변론기일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통해 '싹 다 잡아들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는 게 아니라 호수에 비친 달그림자를 건져내는 허황된 수사이고 실체가 없는 재판"이라며 국회, 헌재, 언론, 수사 주체들이 실체가 없는 일을 좇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지금까지 발언하셨던 것, 그전까지 당당했었던 그런 입장과는 조금 괴리가 있지 않았나 싶다"며 "중요한 쟁점들을 조금 피해 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 그런 점은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다"고 대통령이 지금 선문답을 통해 혐의를 벗어나려 하지만 그럴수록 불리할 것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대통령 말대로 계엄 때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나"고 하자 안 의원은 "아니다"고 정색했다.
안 의원은 "사변이나 내란 상태도 아니고 더군다나 국회에 군대를 파견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는 헌법재판소에서 더 정밀하게 판결해야 한다고 판단,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라며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일은 호수에 비친 달이 아니라 진짜 달처럼 분명한 사실이었기에 대통령 처사에 반대한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에서 여러 증인이 나와 얘기하고 대통령 본인도 말씀하셨다"며 "계엄법에도 금지된 국회에 군을 출동시킨 것,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출동시키는 등 구체적 지시를 한 내란이었고 (대통령은) 우두머리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책임 있는 말씀도 하셔야지 입만 벌리면 거짓말하고 국민한테 공갈치고 끝까지 싸운다? 누구하고 싸우는 거냐"며 "나라를 이렇게 망쳤으면 또 싸우자는 거예요? 저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나쁜 것은 내란 동조 세력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 집권 여당의 일부 의원들이다"며 대통령 면회를 간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등을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