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7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024년 우선순위를 발표하며 연설하고 있다. 2024.02.0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7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024년 우선순위를 발표하며 연설하고 있다. 2024.02.0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점령 및 개발 구상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이 '인종 청소'를 우려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 뉴욕에서 한 연설에서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문제를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며 "어떤 형태의 인종 청소도 피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법의 기반에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두 국가 해법'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국가 해법이란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해 두 국가가 더 이상 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자는 방안이다.

스테판 뒤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연설 전 기자들이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인종 청소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모든 강제 이주 행위는 인종 청소와 같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속 가능한 평화는 두 국가 해법을 향한 구체적이고 돌이킬 수 없으며 영구적인 진전, 점령 종식, 가자지구를 필수적인 부분으로 하는 독립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론 10월 7일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을 정당화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팔레스타인) 전체 국민에 대한 냉혹하고 체계적인 비인간화와 악마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피난에 나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지구로 돌려보내는 것에 반대하면서 요르단과 이집트 등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 영토를 점령해 장기적으로 소유하며 재건을 주도하겠다고 주장했다.

유럽과 중동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국제법 위반이며 '두 국가 해법'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만 거의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구상을 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