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우상향' 기대감에 연일 들썩인다. 지난해 증시 첫 개장 당일인 1월2일 2398.94로 마감된 코스피는 1년 뒤 같은 날인 지난 2일 79.6%가 뛴 4309.63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6일에는 사상 최초로 장중 4500선을 넘더니 4525.48로 마감하며 코스피의 새 역사를 썼다.

이 기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고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목표로 자본시장 활성화에 불을 지피며 부동산시장에 치우친 투자금을 증시로 대거 유입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코스닥은 지난 1년 동안 절반 수준인 37.7%(686.63→ 945.57)를 기록하며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지만 이른바 '천스닥'으로 불리는 1000포인트 등극을 위해 950선을 오가며 코스피와 동반 전진 중이다.

국내 증시가 최근 상승 분위기에 휩싸였지만 투자자는 여전히 반신반의한다. 정부가 직접 자본시장에 개입해 증시 활성화를 천명하며 투자자 유인에 나섰음에도 글로벌 기업이 즐비한 뉴욕증시에서 맛본 투자 수익 매력을 쉽게 떨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증시에 복귀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먹힐지 미지수인 이유다.

정부는 개인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팔아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 주는 내용의 세제 패키지를 마련해 지난달(2025년 12월24일) 발표했다. 국내로 돌아오는 투자자들에게 세제지원 혜택을 주기 위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도 도입키로 했다.


올 1분기(1~3월)에 복귀하면 100% 감면되고 2분기(4~6월)는 80%, 하반기(7~12월)는 50%의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기 때문에 서두를수록 더 큰 혜택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의 이 같은 전략이 주효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한편에선 근본적인 비전 제시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불기둥 행보인 코스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 쏠림 현상이 극심하다.

코스닥도 시총 상위권 종목 의존도가 큰데다 대장주들이 틈만 나면 코스피 이전 상장을 노리며 코스닥 투자자들에게 시장에 대한 불신을 심고 있다.

치솟는 환율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 미국·중국의 패권 다툼 등 불안한 국제 정세까지 더해진 국내외 잦은 변동성에 국내 증시가 매번 출렁여 상대적으로 수익률 기대감이 낮은 것도 개인 투자자가 코스피·코스닥에 갖는 불안 요소로 인식된다.

한시적인 기간을 정해 놓고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정부의 정책도 근본적인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라기보단 단기적인 투자자 유인책에 불과하다.

멀게만 느껴졌던 '코스피 5000' 달성이 빠르면 올 1분기(1~3월)에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푼 상황에 지난해 상장 폐지된 코스닥 기업이 38곳이나 되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최근 3년(2022~2024년) 평균(14.6곳)의 약 2.6배에 달하는 수치여서다. 정부는 단기적 수치 달성에 매몰되지 말고 더 멀리 내다봐야 한다.

시총 상위 기업은 갈수록 배가 부르는데 밑으로 내려갈수록 입이 바짝 마른다. 정부가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개인 투자자를 대거 유입시키려면 세제지원 혜택도 좋지만 투자 가치가 있는 우량 기업이 더 늘어나도록 장기적인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증시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신뢰 회복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국내 증시의 가치 상승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개인 투자자가 정부에 "코스피·코스닥에 내 돈 맡겨도 됩니까?"라고 묻는다면 언제든 자신 있게 "네"라고 답할 수 있게 말이다.
김창성 증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