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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달리 직접 거래가 어려운 원자재 자산에 ETF(상장지수펀드) 투자가 활발하다. 최근 호재가 뚜렷한 천연가스와 금 ETF가 특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2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BOIL(프로쉐어 울트라 블룸버그 천연가스)는 82.05% 상승했다. BOIL은 천연가스 선물 지수 등락률 2배를 수익·손실률로 삼는 레버리지형 ETF다. 레버리지가 없는 UNG(미국 천연가스)도 47.32%, UNL(미국 12개월 천연가스)은 30.13% 뛰었다.
천연가스 가격은 미국과 유럽 기온 하강으로 큰 폭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가정 60%가량은 난방·온수·취사 연료로 천연가스를 사용한다. 낮은 기온은 천연가스 설비 작동도 방해한다. 이밖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도 여전하다.
금값 상승으로 금 ETF 역시 크게 올랐다. 지난 3개월간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KRX금현물은 23.71%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ETF는 한국거래소 금 현물지수를 추종한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도 17.68% 수익률이다. 삼성자산운용 KODEX 골드선물(H)은 9.37%,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골드선물(H)은 9.20%로 뒤를 이었다.
금값은 공격적인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한 안전 자산 선호 분위기에 상승세다. 금은 전날 한국거래소에서 1g당 14만6570원으로 마쳤다. 지난달까지 13만원 선을 넘지 못했지만 이달 들어 급격히 상승했다.
천연가스·금 ETF에는 높은 수익률만큼 주의도 필요하다. 동절기 천연가스 가격은 기온 변화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 한파가 누그러지면 가격이 빠르게 반락할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유럽·미국 시장도 한파 이슈를 공유하지만 천연가스 가격 추세가 최근 엇갈리기 시작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월 초 유럽은 강세, 미국은 약세가 나타났다"며 "올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여유가 적은 수급과 난방 수요로 강세를 지속하겠지만 미국 가격은 내리지 않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값 역시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금값은 국제 금 시세인 13만5000원보다 10%쯤 높다. 투자업계에서는 국제 금값이 곧 1g당 약 15만2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제 시세보다 20% 가까이 상승한 금 현물 가격은 일각에서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식한다"며 "실물 시장의 품귀 현상이 당장은 금 현물 거래에서 매도세 유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