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경험이 강할수록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경향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인플레이션과 주택 수요와의 상관관계는 젊은 연령층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남산을 오르던 시민이 멈춰 도심을 찍고 있다./사진=뉴스1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경험이 강할수록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경향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인플레이션과 주택 수요와의 상관관계는 젊은 연령층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4일 '인플레이션 경험이 주택수요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일반적으로 화폐 자산은 인플레이션으로 가치가 줄어들지만 주택 등 실물자산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인식된다. 전통적으로 학계에서는 이같은 인식을 주택의 '인플레이션 헤징'으로 표현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주택 등 부동산은 가계자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장기간 인플레이션과 정(+)의 관계를 보였다. 특히 인플레이션 경험은 주로 근원인플레이션을 통해 주택소유 확률에 정(+)의 영향을 미쳤다. 근원 물가는 일시적 변동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 등의 품목을 제외한 물가 지수를 가리킨다.

한은은 "공급 요인이면서 변동성 심한 비근원 경험 인플레이션보다는 장기적이고 수요 요인인 근원 경험 인플레이션에 의해 주택의 인플레이션 헤징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30대 이하 ▲남성 ▲기혼 ▲4인 이상 ▲총자산 소규모 가구를 중심으로 물가상승에 따른 주택 수요가 확대됐다. 구체적으론 10대, 20대, 30대의 근원 경험 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오를 때 같은 연령대의 자가 주택 소유 확률이 7.4%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헤드라인(소비자물가)과 근원 경험 인플레이션의 1%포인트 상승 시 자가 주택 소유 확률이 각각 2.8%포인트, 8.0%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기혼일수록 경험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자가주택 소유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산에 따라 자가주택 소유확률도 달라졌다. 특히 총자산이 작을수록 경험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자가주택 소유확률이 높아졌다. 총자산이 작아 고가의 주택을 구입하기 쉽지 않은 가계일수록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주택소유 확률을 크게 높인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높은 경험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로 수요측면의 근원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두고 물가안정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