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테슬라 사이버트럭 앞에서 악수하는 모습./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테슬라 사이버트럭 앞에서 악수하는 모습./사진=로이터

지난해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던 해외 주형 ETF가 올해 들어 수익률이 추락하면서 미국 주식을 선택한 서학개미의 손실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익률 98.7%를 기록하며 1위(레버리지 제외)를 기록했던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서학개미' ETF는 올해 들어 수익률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 들어 2월 말까지 -16.4% 하락률을 보였다.


이 ETF는 한국예탁결제원 보관금액 기준 상위 25개 미국 기업에 투자한다.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 등이 포함돼 있다. 올해 테슬라(-41.42%)와 엔비디아(22.65%)외에도 구성종목으로 담긴 아이온큐(-57.61%) 브로드컴(-20.48%) 등 구성종목이 급락하며 손실이 확대됐다.

미국 주식 중 서학개미가 선호하는 종목을 골라 담은 포트폴리오 구성이 최근 빅테크 중심 하락장에서 더욱 깊은 골을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에는 빅테크 중심의 강한 상승세로 성과를 냈지만 올해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 속에 테슬라 주가가 올해 들어 40% 이상 미끄러지는 등 미국 빅테크 '매그니피센트 7'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ETF 수익률도 함께 고꾸라졌다.


앞으로 서학개미와 한배를 탄 전략이 유효할지 전망도 쉽지 않다. 미국 씨티그룹은 미국 증시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했다. 디르크 윌러 전략가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미국 경제에서 나오는 뉴스 흐름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고 단기적으로는 미국 예외주의가 다시 강하게 부각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는 4월2일 상호 관세 부과 전후를 정점으로 최소 4월 말까지 시장을 괴롭힐 것"이라며 "당분간 위험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