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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금융혁신'을 주요 경영키워드로 걸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기존의 방식을 초기화하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찬우 회장은 최근 그룹 계열사 CEO들과 함께 신년 경영전략 회의를 개최하고 금융혁신을 강조했다. 농협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에 수익성을 의존하고 있는 만큼, 그룹 전 계열사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농협금융의 작년 순이익(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은 2조8836억원으로 농협은행 비중이 62%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은 작년 7000억원에 달하는 순익을 거뒀지만 지분율이 57%에 그친다. NH농협생명·손해보험도 업계 중위권을 맴돌고 있다.
농협금융은 올해 디지털 혁신을 강화한다. 지난 설 연휴 농협금융은 디지털금융 시스템을 클라우드 중심 체제로 개편하기 위해 스마트·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시계 제로 상황의 2025년이지만 지속적인 혁신과 회사별 핵심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더 공고히 하겠다"며 "기존의 방식을 초기화하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과 도전정신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내부통제 중심 경영… 농업·농촌 서비스 결합
이 회장은 농협금융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일 취임한 이 회장은 취임식을 생략하고 대신 서울 용산구 NH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콜센터)를 찾았다. 상담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현장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고객 서비스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이 회장은 "금융의 모든 가치는 고객의 신뢰에서 출발한다"며 "고객 신뢰와 혁신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밝혔다. 향후 자회사와 지역 방문 등을 통해 현장경영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을 예고했다.
이에 이 회장은 NH투자증권을 비롯해 NH선물, NH헤지자산운용 경영진과 잇달아 간담회를 여는가하면 미래주역 젊은 직원 24명과 타운홀 미팅도 가졌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계열사 최고경영자, 집행간부 등 80여명과 올해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는 등 모든 계열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현장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금융사고 제로(Zero)화'와 '정체성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농협은행의 금융사고 건수가 ▲2022년 2건 ▲2023년 6건에 이어 ▲2024년(1~3분기) 16건으로 급증하면서다. 지난해 100억원 이상 대형 금융 사고는 3건이나 발생했고, 금융사고 중 가장 질이 나쁜 '횡령'은 6건에 달했다.
이 회장은 "고객에게 신뢰받는 농협금융이 되기 위한 금융사고 제로화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며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체계를 시스템에 의해 관리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고,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부터 도입되는 책무구조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금액의 대소를 떠나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