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명태균씨가 정치권을 향해 날을 세웠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모습. /사진=뉴스1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명태균씨가 정치권을 향해 강하게 경고했다.

지난 13일 명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통해 "콜로세움 경기장 철장에 145일 갇혀있던 굶주린 사자가 철창문이 열려 경기장 한복판에 뛰어나와 서 있다"며 자신을 로마 시절 검투사와 맞서야만 했던 권력에 의해 갇혀있었던 사자에 비유했다. 명씨는 지난해 11월1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145일 만인 지난 9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저 멀리 군중들의 함성이 들리고 차르(황제)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며 "내 앞에 놓인 어떤 먹잇감을 먼저 물고 뜯어야 그들이 열광하고 환호할까"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 누구도 나에게 거짓을 강요하지 말라"며 진보진영, 보수진영 정치인들이 서로 '저들을 물어뜯어라'고 거짓 폭로를 강요하는 것에 굴하지 않겠다고 했다.

명씨는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여론조사 업체 등을 운영하며 주로 보수진영 정치인들과 연을 맺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을 위한 여론조사를 해줬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으나 홍 전 시장과 오 시장 측은 이를 완강히 부인했다.

명씨는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인 지난 11일 창원지검 면담 조사를 마치고 "재판받는 상황이기에 어떤 얘기를 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고 답을 피했다. 아울러 홍 전 시장과 오 시장에 대해서도 "산속에 있다 나온 사람한테 오늘 최신 유행 상품이 뭐냐고 묻는 것"이라며 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