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최진석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통령선거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이번 대선판을 흔들 최대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보수 진영에서는 한 총리가 중도층 표심을 흡수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으나 일각에선 '탄핵 정권의 총리'라는 낙인이 최대 리스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한 총리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손영택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 권한대행의 대선 캠프를 미리 준비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한 권한대행이 직접적으로 출마를 언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왔고 최근엔 5월 초에 사퇴한 뒤 대선판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은 5월4일이다. 오는 30일 미국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를 관장하는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의 방한이 확정된 상황인 만큼 사퇴시점은 5월2일쯤이 유력할 것이란 추정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출마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통상 전문가인 한 권한대행이 출마하면 중도층의 표심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한 권한대행이 호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호남권 확장에 유리할 것이란 판단도 깔려있다.


정치권에선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 출마 후 국민의힘 경선에서 선출된 최종 후보와 경선을 통해 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방식을 구체화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모델을 제시한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가상 양자 대결을 통한 단일화 후보 선출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한 권한대행이 탄핵 정권의 국무총리 출신이라는 점이다. 정권교체에 대한 여론이 뜨거운만큼 한 권한대행의 출마 자체가 여론의 반발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끊임없는 내란 세력 귀환을 노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도 전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행은 한시라도 더 혈세를 착복하고 국정을 어지럽히지 말고, 당장 옷 벗고 국민의 심판을 받기 바란다"라고 직격했다.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 장관, 당대표가 대선 출마하는 게 상식에 맞는가"라며 "더불어민주당은 탄핵당한 정권의 여당이 대선 후보를 공천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