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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 감일동에서 활동하는 치안지킴이들이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고 소중한 재산과 한 가정의 평온을 지켜 지역 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다.
사건은 지난 7일 오후 12시 40분께 감일동의 한 은행 인근에서 발생했다. 감일 치안초소 소속 권오경 치안지킴이와 동료는 은행 주변을 서성이며 불안한 듯 주변을 살피는 한 시민을 발견했다. 휴대전화를 든 채 망설이던 시민은 이내 은행으로 향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지킴이들은 조심스럽게 시민에게 다가갔으나, 시민은 손짓으로 제지하며 자리를 피하려 했다.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한 두 지킴이는 곧바로 뒤따랐다.
잠시 후 "100만 원 먼저 보낼게요. 저 혼자 있어요. 제발 믿어주세요"라는 다급한 통화 내용을 엿들은 지킴이들은 단순한 금융 상담이 아님을 확신했다.
권 씨는 경찰 재직 시절 접했던 보이스피싱 수법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즉시 파악했다. 상대는 '아들을 납치했다'며 300만원을 요구했고, 피해자는 극도의 공포에 휩싸여 지시에 따르려 하고 있었다.
지킴이 한 명은 즉시 112에 신고하고, 다른 한 명은 은행 진입을 막으며 설득에 나섰다. 피해자는 "이러다 우리 아들 칼에 찔려 죽는다"며 고성을 지르고 치안지킴이를 밀치는 등 거세게 저항했지만, 두 사람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침착하게 대응했다.
지킴이들은 끈질긴 설득 끝에 자녀의 이름과 학교를 파악, 학교 측과 연락하여 학생이 안전하게 수업 중임을 확인시켜 주었고, 그제야 피해자는 안심하며 상황은 종료됐다. 다행히 금전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약 10분간의 긴박했던 상황은 치안지킴이들의 침착한 대응과 포기하지 않은 설득으로 마무리됐다. 피해자는 "판단이 흐려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끝까지 붙잡아주셔서 보이스피싱을 당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권오경 치안지킴이는 "보이스피싱으로 큰 피해를 볼 뻔한 시민이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라며 "앞으로도 치안지킴이로서 시민 한 분 한 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근무하는 감일 치안초소는 감일지구의 치안 공백 해소를 위해 2023년 개소한 시설로, 현재 경찰 2명과 치안지킴이 4명 등 총 6명이 근무 중이다.
이번 사례는 지역 사회 안전을 위한 일선 치안 활동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시민 한 분 한 분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 가치"라며 "앞으로도 공동체의 작은 이상 신호에도 반응하고, 실질적인 피해를 막는 촘촘한 생활안전망을 구축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