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폴란드 K2 전차 2차 수출 최종 계약 지연에 대해 무난한 마무리를 낙관한다. 사진은 K2 전차.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수출할 K2 전차 최종 계약이 성사 단계에서 지연되고 있다. 계약 세부 내역을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대로템은 시점의 문제일 뿐 무난한 마무리를 낙관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K2 전차 180대를 공급하는 이번 계약은 개별 방위산업 수출계약으로는 역대 최대인 63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자주포·다연장로켓 천무 1차 계약 8조2000억원 ▲현대로템 K2전차 180대 1차계약 4조5000억원 ▲한국항공우주(KAI) 경공격기 FA-50 48대 4조2000억원 ▲한화시스템 K2전차 사격통제시스템 1차 계약 2574억원 ▲LIG넥스원 K2전차 부품공급 848억원 등의 계약이 폴란드와 성사됐다.

이번 2차 계약은 총 180대 가운데 117대(K2GF)는 현대로템이 직접 생산해 공급하고 63대(K2PL)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가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지만 세부 수치는 최종 계약 단계에서 다소 변동될 수 있다.

현대로템은 2022년에도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 1차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현대로템은 국내 생산 K2 전차 긴급 소요분을 우선 폴란드에 공급하고 이후에는 폴란드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과 국내 생산 물량을 합쳐 최종 인도하기로 합의했다.


1차 공급 대수가 이번 2차 계약 물량과 같은 180대지만 계약 금액은 4조5000억원대 8조6000억원으로 2배가량 뛰었다. 이는 2차 물량부터는 폴란드 군사 체계에 표준화되고 추가 사양이 들어간 K2 전차가 현지에서 양산되는 내용이 계약에 포함돼서다.

현지에서 생산 예정인 63대의 K2PL은 기존 K2의 개량형이며 가격이 다소 비싼 데다 기술이전과 MRO(유지·보수·운영) 항목 등이 추가된 영향도 계약 금액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K2 전차 1차 납품을 통해 지난해 방산 부문에서 우수한 사업실적(2024년 방산부문 매출 2조4000억원, 영업이익 약 5600억원)을 달성했으며 연결기준 10.4%의 높은 영업이익률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로템이 중단기적으로 K2전차 1차 계약 잔여물량 납품 확대와 이번 2차 계약 물량을 바탕으로 방산 부문에서 1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2022억원)에 이어 2분기 이후에도 우수한 실적 달성을 전망한다. 직수출 물량이 많아진 것도 현대로템의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요소로 꼽힌다.

당초 지난달 2차 계약이 마무리 될 것으로 봤지만 아직까지 성사되지 않으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현지에서 생산을 맡게 될 방산기업 PGZ와 폴란드 정부의 납품가, 납기 협상 지연을 비롯해 한국 정부의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조기대선 등의 이슈까지 겹치며 막판 협상에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계약 최종 마무리 시점은 예단하기 힘든 영역이고 자체적으로도 6월 마무리를 예측한적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 관계자와 오랜 시간 협상을 진행한 만큼 최종 성사 단계에 이른 것은 맞다"며 "정확한 수출 및 현지 생산 물량과 총 계약 금액 등 세부 내역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적 반영에 대해선 "계약 성사 금액을 일시에 실적에 반영하지 않는다"며 "단계적으로 생산을 하며 납품을 하기 때문에 납품하는 물량만큼만 해당 분기 실적에 나눠서 반영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