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상위 건설사들의 재개발·재건축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1

올해 두 차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6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건설의 별'로 불리는 시공능력 상위 10대 업체들 중 한두 곳을 제외한 대형사들은 서울 강남·용산과 경기 성남 등에서 빅매치를 벌이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업체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현대건설·DL이앤씨·롯데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7개사는 상반기 수주 실적 1조원을 달성했다.


삼성물산은 올 초 공사비 1조5723억원의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을 수주하며 상반기 기준 누적 수주 5조213억원을 달성했다. 이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월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주공 재건축(1조2979억원)을 수주해 누적 3조432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2조9420억원) DL이앤씨(2조6830억원) 롯데건설(2조5354억원) GS건설(2조1949억원) HDC현대산업개발(1조3018억원)도 반기 내에 1조 이상의 정비사업 수주를 확보했다. 업계 3위 대우건설도 지난 4월 경기 군포1구역 재개발(2981억원)을 수주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량 사업지를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강남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의 수주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개포우성7차 재건축은 최고 35층 1122가구를 조성하는 사업비 6778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지방 사업성 부족 사태… 수도권 쏠림 심화

사진은 대구 한 아파트 분양가 할인 행사 현수막 모습. /사진=뉴시스

10대 건설사 중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없는 곳은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서울-세종고속도로 현장의 사상 사고 여파로 주택사업 신규 수주를 중단한 상태다.


SK에코플랜트는 그룹 차원의 수주 전략 변화 속에 주택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등 산업시설 공사 비중을 늘리면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기업공개(IPO)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달 중순 면목7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결과에 따라 상반기 수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건설업계는 정비사업 수주 시장에서 더욱 각축을 벌일 예정이다. 강남 압구정2구역이 이달 시공사 입찰 공고를 마감하고 9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인 가운데 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수주 의지를 밝혔다. 공사비 8000억원 규모의 여의도 대교아파트 시공사 선정도 이달 입찰 공고 후 9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다. 현재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수주 경쟁이 활발한 가운데 지방에선 정비사업 시장이 여전히 위축돼 있어 우려가 나온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수도권 대형 사업에 건설사들의 수요가 집중되는 반면 지방은 미분양 리스크가 여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이 개선되기 쉽지 않다"며 "새 정부가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을 확대해 지방 정비사업 중단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