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두산 베어스가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 전환 후 3경기 만에 짜릿한 첫승을 따냈다. 감독대행 부임 후 신인들을 대거 기용하는 파격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한 조 대행은 값진 승리로 새로운 '화수분 야구'의 시작을 알렸다.
두산은 지난 5일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김민석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연패에 빠져있던 두산은 조 대행 체제에서 첫승을 신고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주말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에 2연패를 당한 두산은 2일 이승엽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하면서 격랑에 휘말렸다. 두산은 퀄리티컨트롤 코치였던 조 코치에게 감독대행 자리를 맡겼다.
전임 감독 퇴진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를 다잡는 게 급선무였다. 조 대행은 선수단과 미팅을 진행하는 한편 부진한 주전급 선수들을 2군으로 보내며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동시에 신인 선수와 그동안 1군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4일 경기에서는 박준순(3루수), 이선우(유격수), 김준상(2루수) 등 신인 3명이 내야를 책임지기도 했다.
3일과 4일 경기에서는 KIA에 완패하며 4연패에 빠졌지만, 5일 연장 혈투 끝에 마침내 승리를 거머쥐며 기쁨을 만끽했다. 트레이드로 롯데에서 영입한 '이적생' 김민석이 해결사로 나섰다.
조 대행 체제에서 기회를 받은 신인들은 향후 두산의 주축 선수로 성장해야 할 자원이다. 왕조 시절 '화수분 야구'로 대표된 두산 야구는 최근 몇 년간 성장이 정체됐는데, 조 대행은 과감하게 신인급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조 대행은 "젊은 선수들은 지금 찾아온 기회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나이에 맞게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행의 메시지에 응답한 건 신인 내야수 박준순이었다.
앞선 3경기에서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모두 선발 출전한 박준순은 매 경기 안타를 때려내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5일 경기에서도 4타수 2안타 활약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3경기 중 2경기에서 멀티히트를 때려내 왜 두산이 자신을 1차지명에서 뽑았는지를 입증했다.
박준순을 비롯해 루키들이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이적 후 출전 기회가 들쭉날쭉했던 김민석도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부상과 부진으로 많은 선수들이 빠져있음에도 위기를 기회로 만든 '아기곰'들의 활약 속에 두산에도 희망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