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뉴스1) 김도용 기자 = 11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앞으로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 1년 뒤 펼쳐지는 본선에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6 북중미 FIFA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9차전에서 김진규(전북), 오현규(헹크)의 연속골을 앞세워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5승 4무(승점 19)가 되면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쿠웨이트와 3차 예선 최종 10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월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다. 세계 6번째로 11회 연속 본선행을 이룬 한국은 통산 12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이라크전 직후 전세기에 올라 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홍명보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어려운 원정이었지만 선수들이 월드컵 진출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여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라크로 원정을 떠나기 전 큰 우려가 있었다. 이라크는 정세가 불안해 현재 외교부가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상태다. 이에 선수단은 이라크 현지에서 방탄 차를 타고 이동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더불어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도 우려됐다. 실제로 손흥민은 시즌 막판 소속팀에서 당한 발 부상 탓에 이라크전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홍 감독은 "원정을 떠나기 전부터 선수들 안전에 대해 우려가 있었는데, 대한축구협회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려서 전세기를 이용할 수 있었다"면서 "또한 이라크 대사관에서도 많은 신경을 써줘 선수들이 불안함 없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경기력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손흥민도 발바닥 상태가 100%가 아니다. 무리를 하면 20~30분 소화할 수 있었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손흥민은 경기장 밖에서 본인의 경험을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 쿠웨이트전에서도 무리해서 출전시키지 않을 생각"이라며 손흥민의 출전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홍명보호는 쿠웨이트전부터 본선 준비에 돌입한다. 이후 한국은 7월 국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9월 미국 원정 등을 통해 전력을 점검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본격적으로 월드컵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본선에 나설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시험할 것이다. 기회가 많지 않지만 직접 지도하고, 경기에 내보내야 기량을 파악하는 데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출전) 기회를 줄 것"이라면서 "쿠웨이트전부터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선 FIFA 클럽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으로 가서 현지 분위기를 파악할 생각이다. 이후 7월 동아시안컵에 준비하겠다. 동아시안컵에는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할 생각"이라며 "동아시안컵 이후에는 9월부터 평가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시안컵은 FIFA가 지정한 공식 A매치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K리그와 일본 등에서 뛰는 선수들로 팀을 구성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K리그 선수들이 (이라크 원정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득점 장면에서도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장점이 잘 나왔다"면서 "K리그 선수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대표팀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K리거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