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기사가 상가 계단에 볼일을 보고 음란행위를 한 뒤 도망갔다는 글이 확산하자 당사자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사진은 건물 계단에서 포착된 배달 기사의 모습. /사진=네이버 카페 '배달세상' 캡처

약 두 달 전 한 배달 기사가 상가 계단에 볼일을 본 후 음란행위까지 한 뒤 도망갔다는 글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며 논란이 생긴 가운데 당사자가 직접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히든아이'에서는 지난 4월 포털사이트 한 카페에 올라왔던 '똥 싸고 도망간 배달 기사 찾습니다'(영상 참조)라는 제목의 글과 관련해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다. 당시 글을 올린 상가 가게 사장은 "계단 밑에 똥 싸고 음란행위 후 입구에 똥 칠갑하고 도망간 라이더 찾는다"며 "치우고 가라고 했는데 사라지고 없다. 파란 조끼, 빨간 헬멧이다. 영상 보시고 댓글 부탁한다"고 적었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배달 기사가 바지를 내리더니 계단 밑 구석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기사는 쪼그려 앉아 헬멧과 마스크를 벗더니 바지, 팬티, 양말까지 싹 다 벗었다. 이때 가게 사장이 나타났고 사장은 기사와 잠시 대화한 뒤 자리를 떴다. 당시 영상에서 기사가 바지를 내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예 벗는 모습을 보인 데다 사장이 "음란 행위까지 했다"고 적어 누리꾼들은 배달 기사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배달 기사는 두 달 만에 자신이 음란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상가에 가기 전 배탈이 나 이미 실례한 상태라 뒤처리하려고 화장실을 찾았는데 찾지 못했다"며 "길거리에서 닦을 순 없으니 급한 대로 상가 지하로 내려가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에도 기사가 등장부터 엉거주춤한 걸음걸이로 확연하게 확인된다.

배달 기사는 오물이 묻은 속옷을 벗던 중 사장과 마주쳤고 이에 "배탈이 나서 실례했다. 뒤처리 잘하고 가겠다"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장은 "깨끗하게 치우고 가라"고 답한 후 자리를 떠났다. 뒤늦게 온라인상에서 본인을 찾는다는 게시글을 접한 배달 기사는 가게를 다시 찾았는데 사장은 이미 그를 노상 방뇨로 신고한 상황이었다. 기사는 "바닥에 떨어진 것도 속옷으로 다 닦고 나왔는데 노상 방뇨 건만 나왔으면 어느 정도 합의점이 있잖나. 근데 그날 바로 노상 방뇨 후 음란행위하고 도망간 기사 찾는다고 방송에까지 떴다"며 황당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후 제 오토바이가 특정돼 길도 돌아다니지 못한다. 헬멧도 빨간색 쓴 사람이 잘 없어서 저를 아는 사람들은 다 '형님 어떻게 된 거냐'고 연락해 왔다. 창피해서 살 수가 없다"며 신상 노출로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털어놨다. 가게 사장의 주장과 달리 CCTV 영상에는 배달 기사가 음란행위를 하는 장면은 전혀 없었고 경찰은 기사의 행동이 노상 방뇨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사장은 배달 기사에게 게시글을 삭제했다고 연락을 해왔다. 배달 기사는 가게 사장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