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 일부 소방 간부들이 비상발령동보시스템으로 개인 경조사를 발송했다. 사진은 전남소방본부의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을 통해 일선 소방서 간부 공무원들의 경조사 알림이 소방대원들에게 발송된 내용. /사진=뉴스1(독자 제공)

전남 지역 소방 간부들이 '비상발령동보시스템'으로 자녀 결혼식 등 개인 경조사를 직원들에게 발송해 논란이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전남 순천소방서는 '전남소방본부 비상발령동보시스템'으로 고위 간부의 자녀 결혼식 일정을 소방대원들에게 발송했다. 같은 날 나주소방서 소속 한 간부도 이 시스템으로 자녀 결혼식 일정을 발송했다. 알림에는 결혼식 일시, 장소, 축의를 위한 계좌번호 등이 적혔다.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은 화재, 재난, 소방 대응 단계 발령 등 비상 소집이 필요시 신속 전파를 위해 구축된 알림 시스템이다. 각 소방대원의 휴대전화로 긴급 상황이 직접 발송돼 현 상황과 대응 방식 등을 전파한다.

이를 접한 소방대원들은 내부 게시판에 '비상발령동보시스템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라' '비상발령시스템이 알림 시스템으로 전락했다' '과장 이상급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본인 경조사를 널리 알림에 경의를 표한다' 등의 글을 남기며 분노했다. 한 소방대원은 "소방서 전체 카톡방에 본인 경조사 올리고 문자도 따로 보낸다. 4500명 전 직원에게 경조사 알림을 보내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방대원도 "화재 등 대형재난 발생 시 재난 상황을 전파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이 간부 공무원의 자녀 경조사 알림으로 전락한 부분에 대해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순천소방서는 직원 게시판에 공적 시스템의 사적 이용을 인정하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순천소방서는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을 통해 사적인 메시지가 전달된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공적 시스템 운영에 대해 더욱 엄격하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업무처리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겠다. 다시 한번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