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5대 그룹 총수와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회동을 갖는다. 사진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5월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5대 그룹 총수 및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회동을 갖는다. G7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만남에서는 국내 대규모 투자, 규제 개혁, 통상 갈등 등 경제 전반의 주요 현안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역대 민주당계 대통령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빠른' 기업인 회동 일정이 성사되면서 이 대통령의 기업 친화적 기조가 더욱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13일 5대 그룹 총수·주요 경제단체장들과 회동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그동안 "경제 살리기의 중심은 기업"이라고 강조해온 이 대통령이 기업 친화적 정책 기조를 재확인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4일 취임사에서 이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라며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동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기업인 면담으로 오는 15∼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지는 일정이다. 내수 침체와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외 경영 환경과 관세 이슈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석자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거론되고 있다.


경제단체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주요 단체장들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동은 역대 민주당계 대통령들과 비교할 때 이례적으로 빠른 행보로 평가된다. 과거 외환위기 속 대선을 치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4대 그룹 총수들과 만난 것을 제외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3개월 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2개월 뒤에 각각 총수들과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이번 자리에서 국내 투자 확대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기업 활동을 뒷받침할 규제 개혁 의지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 유도와 함께 공정 성장 및 지속가능한 비전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회동이 G7 정상회의 직전에 열리는 만큼 통상 관련 현안이 핵심 의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 산업 전반과 기업 경영 환경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직접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계는 이 자리에서 여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상법 개정과 관련해 "(취임 후) 2∼3주 안에 처리하겠다"며 "국회에서 이미 한번 통과된 만큼 보완해서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재계가 지속해서 반대해 온 '노란봉투법' 등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