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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Oracle)이 클라우드와 AI(인공지능) 관련 수요 증가 덕분에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면서 주가도 급등세다.
6월 들어 뉴욕증시에서 오라클의 주가는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달 초 166.57에서 거래를 마친 주가는 지난 10일 177달러 선에서 장을 마감하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기도 했다. 12일(현지시각) 오라클은 13.31% 폭등한 주당 199.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라클은 전날 실적 발표를 통해 4분기(3~5월) 매출 159억달러, 주당순이익(EPS) 1.70달러(비GAAP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3%, 4.3% 늘어난 수치다.
실적을 끌어올린 건 클라우드 인프라(IaaS) 사업이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1년 전보다 52% 늘어난 30억달러를 기록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Sovereign AI' 수요가 커진 영향이 컸다. 현재 오라클은 미국 텍사스에 1.2GW(기가와트)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추가 인프라 계약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라클은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이미지가 강한 기업이지만, 이번 실적을 통해 AI와 클라우드 시대에 맞춘 체질 개선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오라클이 참여하고 있는 'Stargate Project'다. 이 프로젝트는 OpenAI 같은 AI 기업들의 대규모 연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로 매출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AI 에이전트(Agent) 사용이 늘면서 기업 고객들이 더 많은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DB) 용량을 필요로 하고 있어 관련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은 자사 클라우드 DB 제품인 'Oracle 23ai'와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앞세워 기존 온프레미스(사내 설치형) 고객들의 클라우드 이전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전통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ERP, 인사관리 등) 시장에서도 꾸준히 경쟁력을 유지하는 중이다.
오라클의 전체 사업 중 약 86%는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부문에서 나오는 매출이다. 이 가운데 애플리케이션과 Java, MySQL 같은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가 포함된다. 나머지는 하드웨어(5%), 컨설팅 등 서비스(9%)가 차지한다. 2016년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OCI'를 출시했고 이 플랫폼이 현재 AI 인프라 확장 흐름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
회사 측은 2026회계연도(FY26) 실적이 올해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전년보다 70% 이상, 고객 계약 잔액(RPO)은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라클은 FY26 기준 OCI 부문 성장률을 전년 대비 70%로 제시한 배경에는 꾸준한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각국 정부와의 장기 계약을 통한 소버린 AI 수요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며 "특히 1GW 규모의 Stargate AI 데이터센터 안에 OCI 인프라를 구축 중인 만큼, 하반기 OCI 매출의 본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4분기(3~5월) 기준 멀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15% 증가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1년 내 글로벌 커버리지를 23개 지역에서 70개 지역으로 넓힐 계획"이라며 "이미 입증된 고성장 영역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만큼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