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자본시장 정상화와 함께 부동산 규제도 완화해 주거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국내 증시가 연일 상승하며 '코스피 3000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배당·세제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부동산에 쏠린 투자금이 주식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부터 '코스피 5000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주식 투자를 부동산에 버금가는 투자 수단으로 만들기 위해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 기조에 따라 자산시장 내 구조의 변화 가능성이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부동산 신용 집중의 구조적 원인과 문제점'에 따르면 국내 가계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4.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 평균(52.9%)을 상회한다.

정부는 배당 확대와 주가조작 처벌 강화, 지배주주 규제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도 각종 제도 정비를 위한 법 개정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본시장 정상화와 함께 부동산 규제도 완화해 주거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과 주식 동반 성장할 것"

사진은 지난 11일 코스피가 2900선을 넘은 모습. /사진=뉴스1

단기 주식 투자는 늘 수 있지만 부동산 투자 비중이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광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책임연구원은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흘러가는 흐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겠짐만 금리 인하 기조가 당분간 지속됨에 따라 부동산 유입 자금이 유지될 것"이라며 "실수요 기반의 부동산은 여전히 주식에 비해 안정성이 우위에 있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부동산 투자 온기가 전국에 퍼지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서울 일부 지역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양극화가 지속돼 주식시장으로 이동 가능성은 일부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풀릴 경우 부동산은 더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상승이 부동산에 긍정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랩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식 투자 수익이 다시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순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부동산과 주식시장 상호 영향력이 과거와는 다른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지금은 정부 정책과 투자 심리 간의 균형점을 지속해서 지켜봐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주식시장 부양 정책이 단기 유동성 유입보다 시장 전반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의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은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배당 확대, 공정거래와 자율규제 강화 등 제도 개선과 함께 부동산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책 신뢰 회복이 동반되면 자산시장 전반에 건강한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