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6000억원 규모의 일본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시장 공략을 예고했다. 동일한 오리지널 의약품을 겨냥하지만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운 두 기업이 일본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3월 일본에서 허가받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스테키마에 대한 연내 출시를 예고했다.
셀트리온은 병원과 약국을 직접 찾아가는 영업 인력을 운영해 리테일(영업) 중심의 일본 제약시장 특성에 맞춘 전략을 택했다. 일본 현지 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재팬과 유통 파트너사 니폰카야쿠가 각각 독립된 채널에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회사별로 강점이 다른 채널을 활용해 판매망을 세밀하게 구축하고 영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일본에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포함한 4종의 제품을 상업화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허셉틴(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는 지난 4월 기준 일본 시장에서 점유율 75%를 기록하며 4년 연속 처방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달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도 2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 항암제뿐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와 유플라이마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해왔다"며 "기존 제품 판매 과정에서 구축한 의료진 네트워크와 유통 채널을 적극 활용해 스테키마 역시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유럽 이어 일본… 아시아 핵심 거점 본격 공략
![]() |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일본 시장 진입을 위해 지난 10일 현지 제약사 니프로 코퍼레이션(니프로)과 상업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프로젝트명 SB17)를 포함한 복수의 제품을 니프로를 통해 상업화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제품의 개발과 공급을, 니프로가 일본 내 유통과 판매를 맡는 구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별도의 일본 법인을 두지 않고 현지 영업 인프라를 갖춘 파트너사의 역량을 활용해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꾀한다. 니프로는 1954년 설립된 의료기기 전문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은 약 5조6000억원이다. 일본 내 의료기기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공급 분야에서 오랜 전통과 노하우를 갖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미국과 유럽에 출시한 상태다. 스테키마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각각 유럽과 미국에 출시됐다. 피즈치바는 지난해 7월 유럽에 출시하고 올해 2월 미국에 출시했다.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상업화를 시작한 두 기업이 일본을 다음 전략 거점으로 삼으면서 아시아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려는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일본은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약 30%에 달한다. 스텔라라의 일본 시장 규모는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일본 정부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은 최근 들어 신약이나 의료기기 분야에서 조건부 승인, 조기 상용화 등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개발 기간 단축, 조기 수익 실현 등이 가능해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일본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