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의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대한 운영 방향이 이르면 올 하반기 결정될 전망이다./사진=교보생명

2013년 9월 출범 후 11년 이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운명이 올 하반기 결정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그룹 각 계열사들은 내달 초 경영현황설명회를 갖고 올 하반기 사업계획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각 계열사들은 경영현황설명회에서 논의한 내용을 교보생명그룹으로 보고한다. 교보생명그룹은 각 계열사로부터 보고 받은 사업계획 중 특이사항이 나오면 수정·보완을 지시한다. 특이사항이 없을 경우 계열사들은 교보생명그룹에 보고한 사업계획을 그대로 추진한다.

올해 하반기 사업계획보고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교보라이프플래닛이다.

지난달 교보생명은 올 상반기에도 교보라이프플래닛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자 외부경영진단을 실시하는 등 존속 여부에 대해 크게 고심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외부경영진단에선 교보라이프플래닛 경영정상화엔 수천억원의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해당 자금이 교보생명이 교보라이프플래닛에 유상증자로 투입한 3370억원과 비슷한 규모인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교보생명이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대한 추가 자금 투입을 고민하는 이유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교보생명으로부터 총 6차례에 걸쳐 337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11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올 1분기 실적도 78억200만원 적자였다.

아울러 지난해 3월 교보생명은 교보라이프플래닛에 역대 최대 규모인 125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지만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보험금 지급여력비율을 개선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지급여력비율은 152.2%로 당국 권고치인 150%보다 불과 0.2%포인트(p) 높았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교보라이프플래닛에겐 악재다.

당국은 보험사 '자본의 질'을 관리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 말 기존 킥스비율 외에도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으로 조달하는 자본을 제한하고 보험사가 보유한 납입자본, 이익잉여금 등 기본자본만 놓고 리스크 감당 여부를 평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교보생명이 유상증자와 흡수합병 등을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유다.

앞서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는 서울 용산구 교보라이프플래닛 본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증자를 진행할 경우엔 다양한 시나리오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화손해보험이 디지털 보험 자회사 캐롯손보 흡수합병을 결정한 이후 보험업계에서 교보생명도 교보라이프플래닛을 합칠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김 대표는 직접 진화에 나섰다.

현재 교보라이프플래닛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차남인 신중현 디지털전략실장도 근무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대한 존속 여부는 경영현황설명회 이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정례적인 사업보고를 통해 신창재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주요 성과와 이슈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직원들과 경영현황설명회 또는 영업전략회의로 이어가는 구조로 매년 진행되는 행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