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신비로운 빛으로 자연의 생명력을 포착해 온 이정록 작가의 개인전 '프라이비트 라이트'(Private Light)가 갤러리나우에서 7월 2일부터 26일까지 관객들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정록 작가는 식물의 향기를 시각화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사진과 그림의 예술적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이 오감으로 느끼는 자연의 숨결을 담아내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의 작업 방식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3개월 이상의 로케이션 조사, 일주일 이상의 촬영 테스트, 4~8시간에 이르는 장노출, 그리고 수많은 반복을 거쳐 탄생하는 그의 사진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에너지를 형상화한다.

그는 아날로그 대형 카메라를 사용한다. 자연의 고요한 떨림과 생명의 율동을 감각적으로 포착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장노출 기법, 지속광과 플래시의 혼용 등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을 고수한다. 이는 오감으로는 느낄 수 있지만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생명력과 기운을 시각화하려는 그만의 독특한 시도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신작들은 특히 식물의 향기, 곧 자연의 냄새를 시각화한 작업으로 주목받는다. 오감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라는 점에 주목한 이정록은 모든 감각을 열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 식물들과의 교감을 통해 얻은 경이로움을 사진에 담아냈다.
그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시각을 넘어 후각까지 자극하는 공감각적 체험을 유도한다. 이는 사진 매체의 한계를 넘어설 뿐 아니라 풍경 사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식물이 내뿜는 냄새는 그 존재를 드러내고 생명력을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자 삶을 지속하는 방식 중 하나다. 이정록은 이러한 자연의 향기와 정령적 감각을 자연을 캔버스로 삼고 빛을 물감 삼아 '빛과 색채'로 완성한다.
인간의 오감 중에서도 감정에 가장 깊게 영향을 미치는 후각을 작품에 담아냄으로써, 그의 사진은 현실의 풍경이면서도 시각 너머의 감각을 일깨운다. 이는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자연과 인간의 교감, 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연결, 생명력과 향기의 시각적 구현이라는 다층적인 의미를 품고 있다.
이정록의 작품은 감상자에게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느끼는' 체험을 제공하는 예술적 장치로 작동한다. 그는 자연이 품은 신비와 생명의 언어를 감각적으로 번역해 낸다. 관객들에게 자연의 깊은 메시지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