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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의약품 제조기업 지투지바이오의 공모가에 관심이 모인다. 유사 기업 저평가에 따라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투지바이오가 지난 17일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회사는 희망 공모가 4만8000~5만8000원으로 신주 9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예상 공모금은 432억~522억원 규모다. 공모가를 결정하는 기관 수요예측은 다음 달 15~21일 진행, 같은 달 24~25일 청약에 나선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강점(Strength)
2017년 설립된 지투지바이오는 '미립구' 개발이 주력인 의약품 제조기업이다. 미립구는 초소형 원 모양 아미노산 중합체로 약물이나 유효 성분을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되도록 하거나 특정 부위에 집중 전달하는 데 사용한다. 비만 치료제로 유명한 위고비 등이 흔히 알려진 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주사제다. 지투지바이오 핵심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GB-7001 역시 당뇨·비만치료제로 분류한다.해당 기술에서 지투지바이오는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한국거래소 지정 전문기관 2곳으로부터도 모두 A등급을 받았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해서는 2곳 중 1곳이상에서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A등급은 기술력이 경쟁사보다 높고 기술 환경 변화 영향이 제한적인 수준이며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 평가기관은 "기술 완성도, 경쟁우위, 개발 환경 및 인프라를 고려할 때 지투지바이오 기술성은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며 "목표 시장 잠재력, 사업화 수준, 경쟁력을 감안하면 시장성은 보통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특례 상장사보다 기술 평가가 좋아도 공모가는 더 많이 할인했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주당 평가액 10만1600원에 42.9~52.8%를 할인해 공모가를 구했다. 최근 코스닥 특례 상장사들은 통상 25~40%를 할인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신고서에 "라이선스 아웃(지적재산권 판매)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돼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 이를 반영하고자 해당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기재했다.
약점(Weakness)
기술특례상장인 만큼 재무구조는 부실한 상태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시점까지도 제품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고 설립 이후 지속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도 자본잠식 상태를 유지하다가 올해 1분기 부채로 인식하는 종류 주식을 보통주로 전환해 잠식을 벗어났다.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도 부족하다. 상장 뒤 최대주주 등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임원 18명을 합쳐 16.96%에 불과하고 이희용 대표 본인은 11.20%뿐이다.
공모 구조 역시 다소 불안하다. 상장 초반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재무적 투자자(FI)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상장일 유통가능 물량은 35.39%로 통상적인 수준이지만 한 달 뒤 74.60%로 급증한다. 이는 첫날 매도 의사를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첫날 물량 과반은 100여명에 달하는 고액 자산가들(11.45%)과 FI(5.97%)다. 한 달 뒤 풀리는 물량은 46개 FI(43.70%)가 보유 중이다.
기회(Opportu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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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투지바이오와 유사한 기업들 현재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낮다고 평가되는 점은 상장 뒤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정한 지투지바이오 비교기업과 주가수익비율(PER)은 ▲대웅제약 44.5배 ▲한국비엔씨 20.2배 ▲한미약품 34.7배 ▲동국제약 13.1배 등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종목 실질 PER을 더 낮게 보고 저평가된 상태로 분석한다. 에프엔가이드 올해 PER 전망치는 ▲대웅제약 14.4배 ▲한미약품 23.9배 ▲동국제약 11.3배 등이다. 최근 한 달 동안 대웅제약에 대해 상상인증권과 키움증권이 목표가를 올렸다. 한미약품에도 삼성·하나·교보증권이 매수 의견을 새로 제시했고 상상인증권은 기존 목표가를 올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바이오는 보통 시가총액을 보고 평가하는데 시장에서는 지투지바이오 시총이 낮다는 평이 있었다"며 "지투지바이오 IPO는 긍정적인 흐름으로 보기 때문에 따로 환매 청구권도 따로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투지바이오 희망가 기준 예상 시총은 2683억~3242억원이다.
환매 청구권은 상장 초반 급격히 주가가 내린 공모주를 주관사가 일반투자자로부터 되사는 제도를 말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연초 상장한 데이원컴퍼니에 환매청구권을 부여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상장사 8곳 중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종목은 데이원컴퍼니와 미트박스 뿐이다.
사업적으로는 비교적 높은 진입장벽이 성장 발판이다. 지투지바이오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의약품 시장에서 원천 기술과 대량 생산 공정에 대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에는 조성물 특허를 얻었다. 경쟁 미립구 제조기술 대비 생산공정이 단순하면서도 높은 품질 안정성과 대량생산 약량으로 국내외 다수 제약사와 사업 협력을 수행하고 있다.
지투지바이오 관계자는 "협의 중인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번 희망 공모가를 지난해 7월 유상증자 발행가액 4만6336원보다 높게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위협(Threat)
공모가 산정 기준으로 삼은 실적 추정 시점이 2029년으로 비교적 멀다는 점은 불확실성을 높인다. 미래에셋증권은 해당 시기 순이익에 연 20%를 할인한 현재가치를 기반으로 주당 평가액을 정했다.의약품 산업은 임상 실패나 경쟁사 기술 개발 등에 따라 판도가 급격히 바뀔 수 있다. 특정 약물이 시장에서 관심을 받게 될 때도 지투지바이오가 미립구뿐 아니라 다수 서방형 의약품 관련 기업과 경쟁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잠재적인 경쟁사가 될 수 있는 회사도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꼽힌다.
당장 재무구조가 부실한 만큼 이미 체결한 기술이전계약과 관련해 파이프라인 개발이나 중간 성공 보수 수령이 지연될 때도 충격이 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