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시장 장기 침체속에서 중견건설업체들이 민간분양과 공공공사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1

중견건설업체들이 자체 분양과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공공공사(정부 발주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금리 인하와 새 정부 출범 기대로 분양률 개선이 예상되고 정비사업 수주와 공공공사 분야도 성과를 내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올해 상반기 자체개발 사업부문에서 평균 92.6%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대표 분양 현장으로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분양총액 1조8000억원)는 100% 분양을 완료해 현금 흐름을 확보했다.


하반기에 화성 장안지구(1595가구) 남양주 왕숙 M-7블록(788가구) 용인 언남지구 B3블록(268가구) 등 미래 성장거점이 될 유망 택지를 선제 확보하며 중장기 사업 안정성을 높였다.

이 같은 자체사업 성과에 힘입어 반도건설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자체사업 기반 고도화가 불황기에 유효했다"며 "하반기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아파트 브랜드 '어울림'을 '아테라'(ATERA)로 바꾸고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올해 전국 9개 사업장에서 1만558가구의 주택사업을 전개한다. 약 500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두산건설은 서울 도봉구 방학역 일대 420가구 공동주택(공사비 1845억원) 쌍문역 639가구(공사비 2547억원) 등을 수주하며 도심 민간사업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은 올 하반기부터 경기 북부권, 수도권 내에서 추가 수주에 참여할 방침이다.

재정·민간투자·스마트건설 보완해야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사진=뉴스1

소규모 정비사업 분야에서는 동문건설, 대방건설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동문건설은 공사비 950억원의 서울 금천구 청기와훼미리 가로주택정비사업(283가구)을 수주했다.

대방건설은 부산 북구 ▲일동파크맨션 ▲정남아파트 ▲덕천동 일대를 통합한 466가구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사업비 약 1700억원)을 확보해 올해 첫 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심 소규모 사업에서 자금력이 확보된 중견사의 참여가 늘고 있다"며 "중견사 매출의 주요 축으로도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견건설업계는 분양시장 정상화가 지연될 것에 대비해 공공공사를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도 내세우고 있다.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 조정 여부와 주택공급정책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설근로자 고용안정기금 확대와 인·허가 신속화 방안 등 정부 후속대책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수주와 착공 지표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 추경은 긍정적이지만 재정과 민간 투자 확대, 스마트 건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술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 경기부양책을 넘어 도심정비 활성화와 공공발주 확대, 공사비 현실화 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