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이 고객 정보 수집을 둘러싼 약관 개정에 나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카카오는 다음달 5일부터 서비스 이용 기록과 패턴 등을 수집해 맞춤형 콘텐츠 추천과 광고 제공에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약관 개정에 나섰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필요시 별도 동의를 받겠다는 조항을 넣었지만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필수 앱 지위를 고려할 때 이용자 권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이번 약관 개정 핵심은 카카오가 유저들의 서비스 이용 기록과 패턴(위치정보 등)을 폭넓게 수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당 정보는 맞춤형 콘텐츠 추천과 광고 제공에 활용된다. 이용자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카카오톡을 포함한 주요 서비스 이용이 사실상 제한된다. 이용자에게 선택권이 주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의를 강제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택적 거부' 이른바 옵트아웃이 허용되지 않아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약관 시행 이후 7일 이내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용자가 동의를 거부할 경우 이용 계약 해지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카카오의 새로운 서비스 약관이 이용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심각히 침해한다며 규탄 성명을 냈다. 개인정보 수집 범위와 이용 방식이 불분명하며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상당하고 불공정 약관으로 보인다고 했다.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사용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사실상 강제 동의' '카톡 없이는 사회생활이 불가능한데 선택권이 없다'는 불만이 잇따른다. 다른 카카오 서비스는 제외하더라도 카카오톡이 지닌 독점적 지위 때문에 카톡 탈퇴는 선택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뒤늦게 약관 문구를 일부 보완했다. 지난주 약관에 '법령상 동의가 요구되는 경우 이용자의 별도 동의를 받는다'는 내용을 추가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신뢰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지난달 18일 약관 개정 공지 당시에는 별도 동의 절차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이용자 혼선을 야기했다.
IT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이번 약관 개정이 광고 메시징 시장을 염두에 둔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광고 메시징 시장에서는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광고가 높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톡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작년 5월 선보인 '카카오 브랜드 메시지', 카톡 친구 목록을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격자형 피드로 바꾸고 광고 숏폼을 과도하게 배치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국민 필수 앱으로 자리 잡은 서비스일수록 개인정보 처리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독점적 지위를 앞세워 이용자 정보를 쉽게 취급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