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 최초의 전기 SUV 엘레트라는 브랜드의 미래 전략을 상징하는 모델이다. /사진=김이재 기자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는 경량화를 통한 성능 향상에 집중해왔다. 전기차 시대로 접어든 지금은 고성능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럭셔리 가치를 더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2022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로터스 최초의 전기 SUV '엘레트라'는 이같은 변화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SUV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과 초고속 충전 능력은 전동화 시대 고성능 전기 SU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엘레트라는 국내에서 ▲엘레트라 ▲엘레트라S ▲엘레트라R 등 세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최상위 트림인 '엘레트라R'을 타고 서울 강남구 로터스 플래그십 전시장에서 출발, 일산 로터스 공식 서비스센터를 거쳐 여의도 인근까지 약 70㎞ 구간을 주행했다.
엘레트라R의 전장은 5105㎜, 전폭은 2020㎜, 전고는 1640㎜다. /사진=김이재 기자

엘레트라R은 로터스의 공기역학 기술이 집약된 차량이다. 앞뒤 펜더와 D필러 상단 등, 차량 외부에는 공기 흐름을 고려한 구조가 적용됐다.

그 덕분에 5.1m에 달하는 대형 차체에도 공기저항 계수는 스포츠카 수준인 Cd 0.26에 불과하다. 엘레트라R의 전장은 5105㎜, 전폭은 2020㎜, 전고는 1640㎜, 휠베이스는 3019㎜에 달한다.
실내에는 15.1인치 HD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사진=김이재 기자

실내에 들어서면 로터스가 지향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감성이 전해진다. 최상급 가죽 소재가 적용된 시트는 부드럽게 몸을 감싸고 핸들을 포함한 곳곳에는 금속 장식이 더해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한다.


중앙에 위치한 15.1인치 HD OLED 디스플레이는 큼직한 크기와 선명한 화질로 시인성이 뛰어났다. 조수석 대시보드에도 슬림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동승자 직접 음악을 변경하거나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엘레트라 전 트림에는 영국 KEF 레퍼런스 서라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사진=로터스코리아

전 트림에 기본 탑재되는 23개 스피커 구성의 영국 KEF 레퍼런스 서라운드 시스템은 엘레트라가 자랑하는 기능 중 하나다.

2160W 출력과 함께 영화관 수준의 돌비 애트모스 기능을 지원한다. 실제로 음악을 재생하자 소리가 한 지점이 아닌 차량 전체로 퍼지는 듯한 입체감이 느껴졌다.
엘레트라 R은 최대출력 918마력, 최대토크 100.4kg·m를 발휘한다. 제로백은 2.9초다. /사진=로터스코리아

주행은 민첩하고 가벼웠다. 엑셀을 살짝만 밟아도 차량이 즉각 반응하며 부드럽게 나갔다. 직선 구간에서는 속도가 순식간에 붙어 2.6톤이 넘는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엘레트라R은 최대출력 918마력, 최대토크 100.4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2.95초, 최고 속도는 265㎞/h에 달한다. 다만 속도 제한이 있는 일반 도로에서는 엔진 성능을 온전히 체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엘레트라R에는 112㎾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용돼 350kW DC 급속 충전 기준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2분이 소요된다.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주행거리는 442㎞다.

차량 곳곳에 HD 카메라 7개, 레이더 6개, 라이다 4개 등이 탑재돼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도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규제상 이유로 레벨 2 수준까지만 활용할 수 있다.
엘레트라R의 2열은 성인 여성이 편하게 다리를 뻗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했다. /사진=김이재 기자

일산에서 여의도까지는 뒷좌석에 앉아 승차감에 집중했다. 2열 공간은 키 160㎝대 성인 여성이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했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8인치 터치스크린도 탑재됐다.

정속 주행 시에는 고급 세단을 탄 듯한 안정감이 느껴졌다. 차체 높낮이가 조절되는 에어 서스펜션과 사륜구동시스템이 적용돼 흔들림이 적었다. 실내 정숙성도 뛰어났다.
엘레트라R는 패밀리카로 활용하면서 스포츠카의 매력도 느낄 수 있는 모델이다. /사진=김이재 기자

엘레트라R의 주요 타깃층은 자녀가 있는 40~50대 고객이다. 패밀리카로 활용하면서도 스포츠카와 고급 세단의 특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다만 국내 도로 환경에서는 엘레트라가 가진 뛰어난 성능을 온전히 체감하긴 어려워 오버 스펙이라는 평가도 일정 부분 뒤따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엘레트라R의 가격은 2억900만원이다. 로터스자동차코리아는 하반기 엘레트라의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