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안현민. / 뉴스1 DB ⓒ News1 김기남 기자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선발투수와 안현민의 힘으로 버텼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올 시즌 전반기에 대한 총평을 이렇게 남겼다. KT가 '선발 왕국'으로 통한 지는 꽤 됐으니 이상할 것 없는 칭찬이나 야수진을 통틀어 루키 안현민(22)을 언급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KT는 1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 SSG 랜더스와 맞붙는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둔 가운데 KT는 44승1무43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전반기가 승패 마진 '-7'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다.

이 감독은 "작년을 생각하면 끔찍하다"며 웃은 뒤 "올해도 부상자가 꽤 많았는데, 그럼에도 선발투수와 안현민의 힘으로 버텨냈다"고 했다.


뒤에 말한 '안현민의 힘'은 빼달라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누가 봐도 전반기 KT 타선을 지탱한 이는 안현민이었다.

안현민은 개막 초반 잠시 1군에 머물다 2군으로 내려갔고, 이후 4월 말에 다시 콜업돼 주전급으로 도약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달가량 덜 뛰었지만 성적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59경기에서 0.354의 타율에 16홈런 53타점, 출루율 0.465 장타율 0.651, OPS(출루율+장타율) 1.116 등이다.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등 '비율 스탯'은 규정 타석만 채우면 곧장 리그 1위에 오를 수 있고 홈런 공동 5위, 타점 공동 10위 등 '누적 스탯'도 착실히 쌓았다.

KT 위즈 안현민. / 뉴스1 DB ⓒ News1 김기남 기자

이 감독은 "안현민은 작년에 전역하고 바로 1군에서 기용하려 했는데 손가락을 다쳤다"면서 "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캠프부터 쭉 동행했는데 봄에 스윙이 나빠졌다. 이후 2군에 가서 레벨 스윙으로 바꾼 뒤 1군에 올렸더니 계속 잘 친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나도 안현민 타석이 기대된다"면서 "얼마나 멀리 칠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지 않나. 팬들도 좋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건 현재 페이스를 잘 유지하는 것이다. 이제 갓 1군에 데뷔한 선수이기에 더욱 경계하는 부분이다.

이 감독도 "이제는 현민이 타석 앞에 주자가 없어도 투수들이 좋은 공을 주지 않는 게 보인다"면서 "참아야 한다고 계속 얘기하는데, 지금까지는 잘해주고 있다. 어이없는 공에 삼진 당하는 그런 일은 없다"며 흐뭇해했다.

그러면서 "멘탈도 참 좋은 편이다. 수비에서 실책을 해도 타석에서 주눅 들지 않고 만회한다. 눈치 안 보고 열심히 하니까 본인 앞길에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T의 후반기 과제도 결국 안현민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 감독은 안현민의 1번 타순 기용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조금 아깝게 느껴진다. 잘하는 선수를 굳이 옮길 필요도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결국 안현민의 앞뒤에서 잘 해줘야 한다. 앞 타자가 출루하고, 뒤도 강해야 안현민을 쉽게 거르지 못한다"면서 "후반기에도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