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김민혁. ⓒ News1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KT 위즈의 김민혁(30)이 오랜만에 대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동점타에 결승타까지 3타점 활약으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민혁은 1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2타수 1안타 3타점으로 활약,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김민혁은 이날 벤치에서 출발했지만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0-2로 뒤지던 5회초 2사 2,3루에서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7회초엔 1사 3루에서 내야 땅볼(야수 선택)로 역전 타점까지 기록했다.

경기 후 만난 김민혁은 "상대 투수(드류 앤더슨)의 공이 너무 좋아서 변화구까지 칠 자신은 없었다"면서 "변화구가 오면 삼진을 당하겠다는 각오로, 직구 하나만 노리고 들어갔는데 초구에 딱 맞아떨어졌다"며 웃어 보였다.

7회 역전타를 친 상황에 대해선 기쁨보다 아쉬움이 컸다. 그는 "공을 맞히는 데 집중했는데 사실 아쉽다"면서 "좀 더 편하게 마음먹고 공을 띄웠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김민혁은 유독 대타로 좋은 기억이 많다. 2023년 포스트시즌에선 부상으로 수비 소화가 어려워지면서 '전문 대타' 롤을 수행했는데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여지없이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김민혁은 "당시 포스트시즌은 타석에서 다 칠 수 있을 것만 같았다"면서 "그때의 좋은 기억이 있다 보니 최근엔 오히려 부담감이 있었고, 대타 타율도 안 좋았다. 그래도 오늘은 가볍게 마음을 먹고 들어가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KT 위즈 김민혁. /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김민혁은 전반기를 0.285의 타율과 30타점 등으로 마무리했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지난해 0.353의 타율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없지 않다.

김민혁은 "내가 좀 더 잘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항상 시즌 초반에 (부상 등으로) 빠지는 기간이 있는데, 그 체력을 비축해서 여름에 또 힘을 내봐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2번 타순으로 출장하는 일이 많은 그는 '안현민 앞 타자'라는 부담감도 안고 있다. 리그를 들썩이게 한 안현민의 앞에서 잘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민혁은 "내 뒤에 좋은 선수가 있다 보니 팀 배팅을 할지, 내 생각대로 스윙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면서 "후반기엔 하루빨리 생각을 정리하고 타석에 임해야겠다"고 했다.

그는 "(안)현민이가 나오면서 외야 경쟁은 훨씬 치열해졌지만, 그게 우리 숙명 아닌가"라며 "후배가 너무 잘해주니 든든하다. 전반기를 5위로 마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