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남편이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경제적인 문제로 갈등하는 '굴레 부부' 남편이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도박에 빠진 남편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아내와 자신이 도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내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남편인 '굴레 부부'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날 방송에서 아내는 "제 명의로만 진 빚은 7000만원 정도"라며 "(한 달 이자는) 300만원이 조금 넘는다"고 밝혔다. 밀린 공과금과 관리비 약 300만원에 한 달 이자 300만원까지 총 600만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남편은 과거 돈이 필요했던 아내가 화물차를 자신 몰래 팔았다며 "네가 그 차 가져갔어? 나도 돈 10원도 못 줘"라고 분노했다.

아내와 둘째 아들은 '랑뒤 오슬러 웨버병'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이미 여러 장기에 수술받은 아내는 신장에도 코일을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비용이 400만원이라 약으로 버티는 중이었다.

결국 아내는 부부싸움 후 고시원에서 따로 사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생활비를 달라고 했으나 다시 부부싸움으로 이어졌다. 아내는 "애들도 너 굶어 죽든지 말든지 마찬가지래. (남편이) 애들한테 돈을 주는 카드도 정지시켰다. 지금은 생계를 아예 책임을 안 진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은 "내가 그걸 왜 해야 하냐. 하기 싫다. 툭하면 (나를) 경찰에 신고하고 벌금을 물리지 않았나"라고 받아쳤다.


아내는 2021년 자신이 남편을 신고했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남편이 죽겠다고 병원에서 타 온 약을 다 먹었다. 그걸 먹고 제 머리채를 잡고 옥상으로 끌고 올라갔다. 발로 밟고 뺨도 때렸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마지막에 '죽이겠다'고 벽돌 들었던 게 기억이 난다. 남편은 그 당시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고 털어놨다. 이 사건으로 남편은 100m 이내 접근 금지 처분받았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를 폭행한 기억이 안 나냐"라고 물었고 남편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경찰관 때린 건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에는 기억이 없다. 유치장에서 정신이 들었다. 이틀 정도가 지나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물론 아내를 폭행한 게 기억이 안 난다고 하더라도 폭행한 사실이 있는 거다.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거나 감정, 판단이 똑같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기억이 나든 안 나든 배우자를 때린 건 큰일이다. 기억이 안 나면 가슴이 더 철렁 내려앉을 일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