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우리 정부와 미국의 관세 협상에 대해 선방했다고 평했다. 사진은 송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국민의힘 측이 우리 정부와 미국의 관세 협상에 대해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31일 뉴스1에 따르면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해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언급하며 "한·미 FTA가 15%로 합의된 점은 일본이나 유럽연합(EU)과 동일한 관세율로 적절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정부 협상단과 삼성 이재용 회장, 현대 정의선 회장 등 민간 외교관들의 노고가 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몇 가지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며 "그동안 (한국은) 미국과 FTA를 통해서 자동차는 관세율 제로였고 일본은 2% 적용받고 있었다. 동일하게 15%가 적용되면 상대적으로 일본 차 경쟁력이 더 커지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협상 시한에 쫓겨 많은 양보를 했다는 느낌이 든다"며 "3500억불(약 486조5000억원) 규모 대미 투자, LNG 등 에너지 구매에 1000억불(약 139조500억원) 등 총 4500억달러(약 625조7250억원) 대미 투자와 구매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 보유 외환보다 많은 과도한 금액이 아닐까 한다"고 우려했다.

송 원내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농축산물 등 무역이 가능하고 관세가 제로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 없다면 대단히 환영할 수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쌀, 소고기 외에 다른 곡물이나 과일류 수입이 대폭 확대되는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단순한 정치적 수사인지 부분도 정부에서 명확히 밝혀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송 원내대표는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됐는데 2주 후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최종 합의문이 발표된다고 했다"며 "혹시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얻기 위해서 관세 협상에서 부담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외교·안보·국방 차원의 다른 이슈가 아직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인지 정부가 국민들께 소상히 밝혀주시는 게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영국 대사를 지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YTN라디오 '뉴스 파이팅'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 경쟁국인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이미 타결했다"며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에서 경쟁국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타결해 조금 안도는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악마는 세부 사항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세부 사항이 훨씬 더 중요하다"며 "우리가 과도한 양보를 한 것인지 이런 세부 사항을 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미 투자 3500억불도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잘한 타결일 수 있고 우리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일단 안도할 만한 타결이지만 어떤 의미에선 지금부터 또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 결과에 영향을 받을 이해 당사자들과 소통하고 보완책을 마련해 가야 하는 데 너무 시간이 없어 그런 것을 좀 도외시하고 한 것 같다"며 "지금부터라도 그런 부분을 열심히 메꿔가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