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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안방극장에 이전엔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소재의 드라마가 찾아온다. '메리 킬즈 피플' 제작진과 배우들은 '조력 사망'을 소재로 극적 재미는 물론, 과감하게 사회적 화두까지 던져보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1일 방송을 시작하는 MBC 새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극본 이수아/연출 박준우)은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의 조력 사망을 돕는 의사와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서스펜스 드라마다. 캐나다에서 방송 이후 법안이 채택될 정도로 성공을 거둔 동명의 드라마가 원작이다. SBS 시사교양국 PD 출신으로 '모범택시'(2021) '크래시'(2024)를 선보였던 박준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극을 중심에서 이끄는 캐릭터는 이보영이 연기하는 응급의학과 의사 우소정이다. 우소정은 치료 불가능한 희소병에 걸린 어머니의 조력 사망을 자신도 모르게 도왔던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숨겨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죄책감을 극복하고자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됐지만, 정해진 결말 앞에 고통받는 환자들을 치료하며 고뇌한다. 그런 우소정에게 신념의 변화를 가져다준 사건이 발생하고, 특정 환자들을 선별해 비밀리에 조력 사망을 돕는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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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 사망은 국내에서 여전히 논쟁적인 화두 중 하나다. 개인의 자기 결정권 행사와 생명의 존엄성에 의미를 둔 가치가 충돌한다. 스위스와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합법이지만, 조력 사망 제도화에 대한 국내 인식과 관심은 여전히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박준우 감독은 소재에 따른 우려에 대해 "저희 드라마도 안락사가 필요하다거나 우리도 이걸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건 아니다"라며 "주인공도 굉장히 갈등하고, 형사조차도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뭐가 정답인지는 각자 개인의 입장이 있다 생각한다"며 "조력 사망이 반드시 행복한 죽음을 보장하는 지름길이라거나 좋은 방법이라고 말씀은 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준우 감독은 드라마에 대해 "죽음을 앞둔 불치병 환자들의 고통 없는 죽음을 도와주는 의사들, 그리고 이들을 쫓게 되는 경찰의 이야기"라며 "특이한 점은 주인공 이보영, 강기영이 의사인데 경찰 쪽에서 보면 일종의 연쇄살인마, 범죄자들이지만 '왜 이들이 안락사라는 불법적인, 허용되지 않은 살인을 했을까'라는 게 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는 안락사, 조력 사망이라는 소재를 처음으로 다루는 드라마"라며 "안락사라는 화두를 던지는 드라마가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보영은 '애정만만세' 이후 13년 만에 MBC에서 드라마를 선보이게 됐다. 그는 "오랜만에 하는 만큼 그래도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다는 부담감이 같이 있긴 하다"며 "오랜만에 불러주셨는데 좋은 결과로 보답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부담은 조금 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이보영은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은 시청자들과 '조력 사망'에 대한 주제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는 노후와 미래에 대해 생각하던 중 이 대본을 받았다며 "드라마를 선택할 때 캐릭터나 연기하고 싶은 신이 있거나 재밌거나 할 때 선택하기도 하지만 어떤 드라마는 제 상황과 생각하던 문제가 다가왔을 때 재미와 상관없이 끌릴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력 사망을 다루는 드라마가 꼭 재미있고 그렇다기보다는 얘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선택하게 됐다"며 "어느 게 옳다고 할 수 없어서 걱정은 되지만 이런 주제를 던져봐서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의 여지가 있음에도 드라마를 통해 화두를 던지고 담론까지 만들어낼 수 있을지, 제작진과 이보영의 도전과 진정성이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더욱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