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동북아역사재단,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은 공동으로 광복 8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를 4일과 5일 이틀간 개최한다.
이번 학술회의는 '한국 현대사의 새로운 시각: 탈식민, 군정, 민주주의'를 주제로, 광복 이후 한국 현대사의 복합적인 전환을 조명하고 관련 연구의 국제적 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한국, 미국, 유럽, 일본 등 다양한 지역의 연구자 46명이 참여해 이틀간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동북아역사재단 박지향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학술회의가 광복 이후 시기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한국사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유홍림 총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학술회의가 과거의 성찰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진단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역사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존중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화합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기조강연에 나선 스탠퍼드대 스티븐 코트킨 교수는 '스탈린과 한국: 계산과 계산 착오, 그리고 그 결과'를 주제로 스탈린의 결정이 광복 후 한국 정세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코트킨 교수는 스탈린 전문가로서 광복의 기쁨이 분단의 비극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새로운 시각으로 제시했다.

코트킨 교수는 "미국은 쿠릴 열도를 소련에 내주는 대신 38선 설정을 통해 스탈린의 남하를 막았다. 따라서 한반도 분단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38선 설정이 아니라 소련의 남하를 야기한 일본의 침략에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이틀간에 걸쳐 패널 1부터 패널 7까지 이어진다. 4일 패널 1은 '일본사의 관점에서 본 한국의 탈식민화'를, 패널 2는 '미군정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패널 3는 '이승만에 관한 논쟁'을 다룬다. 이어서 5일에는 패널 4에서 '1948~1950년 헌법제정과 제헌국회기의 정치'를, 패널 5에서는 '북한의 형성'을, 패널 6에서는 '언어의 복원과 교육 및 대화의 재건', 패널 7에서는' 전쟁범죄, 배상, 그리고 기억'을 주제로 다룬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흥미로운 주제의 발표들이 주목된다. 최덕효 교수(메릴랜드대)는 '비(非)사건으로서의 탈식민'을 주장하며, 일본이 식민지 상실 경험을 즉시 잊었다는 통념에 반기를 든다.
한나 셰퍼드 교수(예일대)는 '항구에서의 탈식민'을 주제로 부산과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제국 붕괴와 냉전 시작이라는 복합적 역사를 지역사적 관점에서 다룬다.
바락 쿠슈너 교수(케임브리지대)는 '승리의 피해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복무했던 한국인들을 조명한다.
도노무라 마사루 교수(도쿄대)는 '약한 제국의 강한 동원의 영향'을 통해 한일 양국 간 역사 인식 차이의 원인을 분석한다.